
비지상 네트워크(NTN)가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NTN은 수평·2차원으로 구축된 지상망 한계를 넘어 해상·공중에서도 연결 지속성을 보장하는 3차원 초공간 통신의 핵심 인프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선행기술 개발과 유스케이스 발굴에 속도를 낸다.
31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츠에 따르면 5G NTN 시장은 지난해 72억달러에서 2029년 317억달러(약 45조원) 규모로 커지며, 연평균 34.7%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위성과 고고도 플랫폼 무선국(HAPS) 등을 5G 네트워크에 통합해 지상망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이 기술은 3GPP 릴리즈17에서 처음 표준화됐다.
NTN은 지상이 아닌 상공에 기지국을 세워 선박·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분야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한다. 우주공간의 저궤도(LEO)·중궤도(MEO)·정지궤도(GEO) 위성통신을 활용하거나 성층권에 기지국 역할을 하는 비행체를 띄우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상네트워크(TN)와 결합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이통사 중 가장 앞선 행보는 KT다. KT는 지난해 고도 3만5800㎞에 위치한 정지궤도 위성인 무궁화위성 6호와 지상 5G 네트워크를 5G NTN 표준으로 연동하는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는 우주와 지상간 지연시간에 따른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정지궤도 위성과 자상 단말간 통신환경에서도 약 10Mbps의 전송효율을 구현했다.
KT 측은 “NTN은 향후 6G 시대에도 유비쿼터스 커넥티비티를 위한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지상이라는 한계를 넘어 3차원 항공 영역까지 통신 커버리지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자체 발간한 6G백서에서 NTN 기술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NTN을 6G 핵심 기술축으로 제시했다. 안정적으로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TN에 공간 제약이 없는 NTN이 더해진다면 이동통신 네트워크 진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NTN으로 구현될 유스케이스로는 재난시 백업망 역할과 전지구적 데이터 수집을 통한 기후 예측, 도심 트래픽 분산을 위한 핫스팟 오프로딩 기능 제공 등을 꼽았다. LG유플러스는 “TN이 가로등이라면 NTN은 밤하늘의 보름달로 볼 수 있다”며 “6G 준비 차원에서 NTN 관련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3GPP 참여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저궤도 위성과 연계한 기술 개발 및 실증에 속도를 낸다. 특히 연내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국내 서비스 개시에 따라 산림청과 협력해 저궤도 위성 기반 재난통신 솔루션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5G 기지국의 위성 백홀 실증과 관련 안정성 강화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