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도, 기쁨도, 고생도 두 배’ 하기자의 ‘무도런 in 부산’ 체험기 ①

2025-09-04

흥이 두 배로 났다. 하지만 힘도 두 배로 들 줄은 미처 몰랐다. 2회여서 그랬던 것일까. ‘무한도전 RUN with 쿠팡플레이 in 부산’(이하 무도런 부산)은 모든 면에서 ‘무도런 in 서울’을 넘어섰다. 5월25일 생전 10㎞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하기자가 tvN의 ‘뛰비엔’ 프로젝트를 거쳐 ‘무도런 in 부산’에도 도전했다.

‘무도런 in 부산’의 소식은 서울 레이스가 끝난 후 정확히 한 달이 지난 7월 초에 공지됐다. 첫 번째 지방 레이스에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출발해 광안대교를 달린다는 낭만은 하기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하지만 첫 번째 레이스에서의 고생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왜, 사서 고생을 부산까지 가서 하나’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매년 찾아오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13번째 개막행사, ‘무도런 in 부산’은 바로 그다음 날인 지난달 30일이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마치 우주가 ‘무도런’ 두 번째 레이스에 기자를 초청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다시 한번 ‘될 대로 돼라’ 심정으로 티켓 예매에 도전했고 거짓말처럼 레이스에 합류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레이스라 아는 만큼 자신감도 있었고, 걱정도 따랐다. 우선 10㎞라는 거리감을 체감했기에 나름대로 조악한 전략이라도 짤 수 있었다. 하지만 낯선 환경, 5월과는 전혀 다른 한여름 8월의 ‘나이트 런’이라는 조건도 긴장감을 높였다. ‘무도런 in 부산’의 유니폼은 항상 ‘무한도전’의 특정 특집을 상징한다. 이번에는 2011년 8월 말 방송된 ‘소지섭 리턴즈’ 특집의 하와이안 셔츠 의상이 모티프였다.

자차를 이용했던 1회보다 지하철을 이용한 2회는 의상이 두 배로 부끄러웠다. 하지만 하와이안 티셔츠와 주황색 형광 반바지는 광안리 백사장에 등장하자 도리어 다른 복장을 밀어냈다. 러닝의 의상이 튈수록 자존감은 더욱 올라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서울 때와 마찬가지로 광안리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포토존과 함께 ‘무한도전’의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부스가 늘어섰다.

서울과 가장 달랐던 점은 바다에서 열리는 러닝이었다는 점이다. 백사장이 큰 변수였다. 그 안의 콘텐츠를 구경하려면 운동화로 백사장을 누벼야 하는데, 보통 힘이 드는 일이 아니었다. 일단 백사장 계단에 앉아 체력을 보존하기로 했다. 그런데 의외로 비슷한 전략의 러너들이 많았다. 광안리 백사장 길거리에는 백사장 위만큼이나 러너들이 새카맣게 몰려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코스는 광안리 해수욕장을 출발해 해안도로로 광안대교 대연동 방향에서 진입하는 신선로로 이어졌다. 초반은 평지는 약 2.7㎞ 코스. 여기서 최대한 힘을 아껴 광안대교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이른바 ‘업힐(Up Hill)’을 대비해야 한다. 길어봤자 1㎞이겠거니 생각하고 전략을 마음속으로 새겼다. 그다음부터는 광안대교 위 밤 바닷바람을 쐬는 ‘펀 런(Fun Run)’을 기대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된 준비운동을 마치고 오후 7시부터 앞 A조의 출발준비가 시작됐다. 출발선 역시 아무도 없었던 서울의 여의도공원이 아니라 사람들로 가득 찬 광안리 카페길 앞이다. 부산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무한도전’ 멤버 하하와 방송인 프라임이 흥을 띄우는 클럽음악이 터져 나왔다. ‘무한도전’ 공식 심판 박문기 심판의 출발구령이 내려오기 직전이었다.

이윽고 대망의 출발. 초반 1㎞ 구간기록이 7분13초, 2㎞에는 7분6초로 도리어 기록이 줄었다. 나중에 AI에게 물어보니 성인 남성 4%도 안 되는 러닝 페이스의 시작이라고 했다. 뭔가 진짜 러너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한 시간 완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도 빠졌다. 하지만 광안대교 초입에 들어간 순간 꿈은 무참히 깨어졌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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