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 RUN with 쿠팡플레이 in 부산’(이하 무도런 부산)은 모든 면에서 ‘무도런 in 서울’을 넘어섰다. 5월25일 생전 10㎞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본지 하경헌 기자가 이번엔 ‘무도런 in 부산’에도 도전했다. (①에서 계속)
드디어 광안대교에 올라섰다. 1㎞ 남짓이 아닐까 싶던 업힐은 전체 레이스 4㎞가 되고 5㎞가 넘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광안대교는 거대한 아치형 다리, 거의 반환점이 있는 5.5㎞ 구간까지 거의 3㎞에 걸쳐 이어졌다.

빠르게 숨이 차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고도는 벌써 45m를 넘었다. 아파트 10층이 훨씬 넘는 높이를 달리면서 오른 셈이다. 반환점에 돌기 전에 ‘천국문’이든 ‘지옥문’이든 열릴 기세다. 업힐은 오르막이 아닌 안전요원의 등에 ‘업힐’ 위협이었다.
한 번 빠진 체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1㎞ 구간기록 9분대, 10분이 넘어가는 구간도 있다. 걷다 뛰다를 거듭하는 악전고투가 이어졌다. 겨우 광안대교 내리막을 만나 속도를 붙였지만, 서울 레이스 기록 1시간 20분은 이미 물건너 갔다. 최종기록은 1시간27분46초. 6분이나 물러섰다. 하지만 극악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견딘 것치고 1시간30분의 규정시간 안에는 들어와 스스로는 선방했다고 위로했다.

‘무도런 in 서울’에서의 장점은 부산 레이스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서울 레이스와 차별화된 콘셉트인 바다와 다리, 나이트런은 부산만의 장점이었고, 의상이나 콘셉트 역시 확실했다. 오히려 포토존이나 체험부스는 더욱더 강화된 인상이었다. 정준하가 대표로 나선 연예인들의 레이스는 비연예인 참가자와 자연스럽게 얽혔으며, 끝난 후 공연 역시 ‘무한도전’ 멤버 외에도 십센치, 시크릿주주 등 동료들의 참여로 더욱 풍성해졌다.
‘무도런 in 부산’ 현장에서 만난 제작사 MBC Original Studio(MOst267)의 전우철 총괄프로듀서는 “서울 행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참가자분들이 호응해주실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부산 행사에서는 레이스의 질을 높이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규모로 행사를 준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 프로듀서는 “매번 새로운 것을 준비한다는 것이 ‘무한도전’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에서 한적한 다른 장소를 추천받기도 했지만, 광안대교 위를 뛰고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서울 행사 이후 지역에 문화 이벤트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부산 행사를 더불어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 부산 외 지역을 이용하는 ‘무도런’의 확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안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IP(지식재산권)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무분별한 진행보다는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와 아이템을 가미해 앞으로도 조심스럽게 시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무한도전’의 지금을 있게 한 김태호PD와 제작진 그리고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한 전 프로듀서는 “20년 동안 이 IP를 사랑해주신 분들 그리고 협업해주신 쿠팡플레이에도 감사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도런’이 플랫폼과 팬, IP가 결합하는 하나의 좋은 모델로서 제시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을 맺었다.
흥도 두 배, 기쁨도 두 배였지만 난코스에서 오는 고통도 두 배. 레이스가 끝나고 찾아온 피로도 두 배였다. 회차가 갈수록 지워지지 않는 추억과 그림을 남기는 ‘무도런’. ‘무한도전’의 20주년과 팬들 그리고 부산의 바다는 30일 밤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을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