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마저 어디론가 떠나
세월만 가라 하신다면
그 밤들은 어디서 찾겠습니까.
먼데 계신다고 억지 부리며
마음까지 속이고 싶다면
당신을 탓하지 아니하리다.
그러나 그 밤들의 흔적들이
매일 밤 찾아와 슬피 울고 간다면
그 밤들을 어찌 하시겠습니까.
△ “당신”을 “문학”으로 바꾸어 읽으면 등골이 서늘해지며 문학에 대해 더 간절해진다. 시(詩)도 더 간절하게 읽힌다. 많은 밤을 전전긍긍하면서 시를 찾아 헤매었다. 시적 화자가 찾는 문장은 “먼데 계신다고 억지 부리”는 순간이 더 많다. 많은 밤을 전전긍긍하였어도 “어디론가 떠나”버려 놓쳐버린 꿈속의 문장들이 더 많다. 헛발질하던 “그 밤들을 어찌하”겠는가?
문장을 찾아 헤매던 “그 밤들의 흔적들이/매일 밤 찾아와 슬피 울”기 때문에 시는 더욱 깊어지리라. 시인은 다시 많은 밤들을 기꺼이 헤매리라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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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밤 #문학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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