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제38대 국정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국정원’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유능한 국정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현재 대한민국이 “중동 정세 불안, ‘글로벌 보호주의’ 확대, 미·중 전략 경쟁 심화, 적대적 남북관계 등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하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과 정보 요원으로서의 역량을 국민께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반드시 완수해야 할 소명으로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와 ‘국익 중심 실용외교 지원’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현재 남북관계는 언제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돼 있다”면서 “국민 안전 증진과 코리아리스크 감소를 위해 대북 정보역량을 총동원해 튼튼한 국가안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에 직결되는 해외 경제동향에 대한 정보수집도 주문했다. 그는 해외 경제동향에 대한 정보수집과 정확한 분석으로 글로벌 통상위기 극복을 지원해야 한다며 “실사구시 정신으로 오로지 팩트에 기반한 수집ㆍ분석활동을 전개해야 하며, 오직 국익의 기준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현안 대응만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정보 개발에 힘써야 한다”면서 “‘조기경보’ 정보활동을 적극 수행하는 한편, 대한민국의 미래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첨단자료들을 수집ㆍ분석해 유관기관에 적시에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차세대 먹거리를 개발하는 전략도 국정원이 앞서 발굴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간첩법’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보다 국민 친화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국정원 직무를 규정한 제반 관계 법령들을 충실히 준수하며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충직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정원에 대한 엄격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며 “지난날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우리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털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원들에게만 과제를 미루지 않고, 원장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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