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취임 후 처음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을 향한 구애에 나섰다. 그러나 시민들의 저지로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무산되는 등 반응은 차가웠다. 12·3 불법계엄에 대한 반성,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강령에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조국 근대화 등 산업화 정신을 동시에 계승한다고 명기돼 있다”며 “두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위대한 기둥”이라고 광주 5·18 정신을 치켜세웠다. 그는 “5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긍지가 되고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국민의힘은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로 향했다. 민주묘지 앞에 몰려든 시민들은 ‘거짓참배쇼 거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진입을 막아섰다. 이들은 “비상계엄이 시대적 명령이라 지껄인 자가 어떻게 이곳에 온단 말이냐”, “내란 공범은 광주를 떠나라”고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장 대표 이름이 적힌 근조 화환을 훼손했다. 장 대표는 시민들의 항의에 참배하지 못하고 30초가량 묵념만 한 채 돌아섰다. 일부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장 대표 재킷을 잡아당겨 단추가 떨어지기도 했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고 강령에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저희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매월 1회 이상 호남 지역을 방문하겠다며 “현안을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호남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불법계엄에 비판 여론이 많은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장 대표는 취임 전후 계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이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장 대표는 이날도 “당대표나 혁신위원장, 대선 후보도 사과했다”며 “자꾸만 사과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호남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계엄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재준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광주는 누구보다도 계엄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한 곳”이라며 “우리 당이 적어도 계엄을 옹호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 이해를 구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과의 연대설에 일단 선을 그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실타래를 끊어내든지 풀어내든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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