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을 가짜 연구원으로"…정부 연구비 12억 편취한 대표 징역형[사건+]

2025-11-01

국가 연구개발(R&D) 자금과 청년 고용 지원금을 허위로 타 낸 IT 업체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권소영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업체 대표 이 모(44)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사담당 직원 박 모(30)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이 씨는 2015년 설립한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 대표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 R&D 과제를 수행하며 허위 정보를 입력해 사업비를 부정 수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약 2년 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기관이 지원하는 과제 16건에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이 씨는 친인척이나 지인을 가짜 연구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 근무 직원에게 연구수당을 지급한 뒤 정부 보조금이 입금되면 이를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편취했다. 수행하지 않은 용역 계약서를 작성해 외주비를 타 내고, 참여하지 않은 인력을 ‘크라우드워커(데이터 라벨링 인력)’로 등록해 돈을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정부 지원금은 총 12억 4400만 원에 달한다. 이 씨는 광주시와 고용노동부가 시행한 청년채용 지원사업에서도 직원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1억 원을 받았다. 해당 사업은 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먼저 임금을 지급한 뒤 지자체에 환급을 신청하는 구조다.

재판부는 “대표이사로서 장기간에 걸쳐 공공자금을 부정하게 수령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국가 R&D 사업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과제를 실제 수행했고 편취금 일부가 연구에 사용된 점, 피해 기관에 약 11억 원을 변제하거나 공탁해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에 대해서는 “대표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도왔으나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한 정황이 없고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