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영화감독의 손흥민 출전 토트넘 우승 경기를 ‘입중계’해 화제다.
봉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가 출전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승 경기가 열린 22일(한국시각) 새벽 박문성 축구해설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에 나와 입으로 중계했다.
일명 ‘입중계’는 저작권 문제 등으로 경기 중계 화면을 내보내지 않는 대신,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람하며 입으로 설명하고 몸으로 리액션하는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이날 개그맨 김신영 등과 함께 자리한 봉 감독은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쑥쓰럽게 인사를 전하며 “세 시간 정도 자고 왔다. 꿈에 후반 난타전을 벌이다 막판 연장에 토트넘이 자책골로 이기더라”는 입담으로 ‘입중계’를 시작했다.
그는 “감독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왔다. 왜 쏘니가 선발이 아닐까 오면서 생각했는데, 감독이 연장전까지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한다”면서 “승부차기까지. 맨유가 승부차기의 악몽이 있지 않나”라며 ‘축잘알’ 면모를 보였다.

경기 전반 42분 브래넌 존슨이 왼쪽 측면에서 파페 사르가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존슨이 오른발 슈핑으로 마무리하려다 제대로 맞지 않았고, 뒤따르면 맨유 수비수 루크 쇼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봉 감독은 “정말 지저분한 골~” 이라고 중계하면서도 김신영과 부둥켜안고, 두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다. 김신영 역시 “어떻게든 들어가면 된거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맨유의 자책골로 승리”라는 예언이 적중하자 출연진들은 모두 놀랐고, 봉 감독은 양 팀 모두 화려한 플레이와 골이 터지지 않는 결승 경기에 대해 “정말 DONX매치” 라면서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라는 말로 중계를 이어갔다. 이날 골은 쇼의 자책골로 기록될 법했으나 UEFA의 공식 기록은 존슨의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후반 22분 손흥민 선수가 교체 투입되자 일어나 한참 박수를 치고 응원하며 “(손흥민이 들어오니) 공기가 바뀌네~”라고 말했다. 박문성 해설가는 “(봉) 감독님이 일어나서 박수 치니까 여기가 칸 (영화제) 같대요”라고 말하자 “이런 중요한 시점에 영화 얘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라고 응수하며 축구팬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봉 감독의 이날 역사적인 ‘입중계’는 지난 3월 영화 홍보차 유튜브에 출연해 박 해설가에게 “만약에 (토트넘이) 유로파 결승 진출하게 되면 저 불러주세요. 입중계”라고 약속하며 이뤄졌다.
이날 승리로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부터 성인 유럽무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감격의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이뿐만 아니라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토트넘의 주장으로도 기록됐다.
누리꾼들은 “미키17의 봉감독님과 함께하는 토트넘17년만의 우승” “봉준호 유관력 지렸다” “봉준호 김신영 승리요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