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차량, 2022년 6월말~7월말 최소 3차례 출입
건진 차량은 2021년 10월~2023년 2월 최소 5회
특검팀, 윤석열 부부 청탁용 선물 등과 연관성 조사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전씨의 처남 김모씨의 차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여러 차례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전씨의 ‘심부름꾼’으로 알려진 김씨의 차량이 드나든 때는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용 선물을 전달하려 한 때와 시기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김씨의 제네시스 GV80 차량은 2022년 6월말부터 7월말 사이 약 한 달 동안 최소 세 차례 아크로비스타에 드나들었다. 경향신문이 김씨 차량의 아크로비스타 출입을 확인한 시기는 2022년 6월27일, 7월7일, 7월23일이다. 김씨 차량은 짧게는 52분, 길게는 1시간31분 머물다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차량이 드나든 이때는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모씨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전달하려 한 2022년 4~8월 시기와 겹친다. 특히 서울남부지검이 전씨가 윤씨로부터 김 여사 청탁용 1200만원짜리 샤넬 가방을 받은 2022년 7월5일과 인접한 날짜들이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통일교로부터 2022년 7월29일 ‘6220만원짜리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같은 해 6월24일 ‘1000만원대 샤넬 가방’을 구매한 영수증을 확보했다.
전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등을 종합하면 전씨는 윤씨에게 김씨를 “심부름꾼”이라고 소개했다. 윤씨는 전씨를 통해 통일교의 민원 등을 청탁할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줄 선물을 전달했는데,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김씨가 실제 ‘심부름꾼’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전씨 차량이 여러 차례 아크로비스타에 드나든 기록도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기록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10월말부터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뒤 임기 중이던 2023년 2월 초 사이 최소 다섯 차례다.
전씨 차량은 2021년 10월27일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했는데, 당시는 윤 전 대통령이 전두환씨를 옹호하고 이른바 ‘개사과’ 해프닝을 겪으며 대선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을 때였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뒤 같은 해 11월25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했는데, 전씨 차량은 이날도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2022년 10월5일, 같은달 27일, 2023년 2월1일에도 아크로비스타에 전씨 차량이 들어왔다.
특검팀은 이 같은 입·출차기록을 확보해 윤씨가 김 여사 청탁용 고가 선물을 전씨에게 전달한 시기, 전씨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 등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 측은 경향신문에 “전씨 차량의 2022년 출차기록이 있다면, (통일교 윤씨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김 여사 수행비서인) 유모 전 행정관에게 전달하러 갔을 때의 기록일 것”이라며 “김 여사를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유 전 행정관에게 샤넬 가방을 주며 다른 상품들로 바꿔오도록 했고, 유 전 행정관으로부터 다른 상품들로 돌려받은 뒤에 이를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은 김씨 차량 출차기록에 대해선 “(한 차례는) 아크로비스타 근처에서 시위가 있어서 거기에 참석하러 간 것으로 안다”며 “청탁 때문에 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