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디제이페스티벌(월디페)·워터밤·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 여름을 맞아 국내 음악 페스티벌이 활기를 띠면서 페스티벌 관련 패션 아이템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 페스티벌에 갈 때 입는 민소매, 짧은 스커트 등과 햇빛을 가리기 위한 볼캡 등이 아예 ‘페스티벌룩’으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패션 업계는 페스티벌 분위기에 어울리는 스타일인 ‘페스티벌룩’ 제품과 기획 행사를 선보이며 주요 타깃인 2030 세대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달 23~30일 8일간 야외 음악 페스티벌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워터 페스티벌’ 기획전을 진행했다. 무더운 페스티벌 현장에서 착용할 수 있는 민소매를 비롯해 원피스·반바지·볼캡 등 515개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였는데, 이들 상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5%나 급증했다. 지난달 1~25일 동안 ‘페스티벌룩’으로 검색된 상품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페스티벌을 찾는 관객들은 대체로 소매가 없는 상의와 짧은 기장의 하의 등 과감한 스타일링을 선호한다. 야외 잔디밭이나 광장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개방감과 활동성을 중시해 시원한 디자인과 자유분방한 개성이 드러나는 의상을 착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제품의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에 따르면 지난달 1~25일 기준 한쪽 어깨가 노출된 상의를 뜻하는 ‘원숄더’ 제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5%, 검색량은 483% 뛰었다. 어깨 끈을 목 뒤로 묶어 착용하는 ‘홀터넥 민소매’의 거래액과 검색량은 각각 161%, 39% 늘었고, ‘프릴 스커트’도 각각 270%, 106%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최근 ‘페스티벌룩’, ‘워터밤’, ‘흠뻑쇼’ 같은 관련 키워드가 검색량 상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에이블리에서도 페스티벌룩 관련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에이블리는 올해 5월 30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 2주 전(5월 16~29일)을 기준으로 ‘프릴 민소매’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다고 밝혔다. ‘프릴 스커트’의 거래액과 검색량은 각각 167%, 142%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복고풍 감성을 더할 수 있는 잡화인 ‘두건’의 거래액은 170%, 검색량은 160% 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일부 패션 브랜드들은 페스티벌 관객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빈티지 캐주얼 브랜드 버커루는 페스티벌룩을 찾는 2030 세대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데님 소재의 크롭 민소매·롱 스커트 등 여름 시즌 신제품을 내놨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도 5월 음악 페스티벌 시즌에 맞춰 ‘락 뮤직 티셔츠’를 선보였다. 후아유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상품을 출시했는데, 올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페스티벌룩을 제안하는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시도했다. 후아유 관계자는 “락 뮤직 티셔츠를 중심으로 카고 바지나 데님 반바지 등을 함께 소개하며 페스티벌 고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며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약 2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페스티벌 관련 제품의 매출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월디페에 이어 이달에만 워터밤 서울과 부산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에는 워터밤 속초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