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이 육군 보병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분대급의 화력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포병과 항공 전력의 의존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작전개념을 도입하고 화력을 증강하는 첫 번째 일환으로 자폰드록을 전진 배치하기 시작했다.
군사 전문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최근 미 육군이 독일 그라펜뵈어 훈련장에서 열린 대규모 야전 연합훈련 ‘세이버 정션’에 미군만 사용하는 자폭드론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전면 투입해 운용 능력을 숙달했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은 저고도 추적·타격 무기 ‘라소’(LASSO) 프로그램을 통해 보병 분대가 독자적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도록 교리를 혁신 중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훈련에서 미군은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새로운 전술 자산으로 배치해 분대 단위의 새로운 작전 개념을 시험했다는 것이다. 이 작전의 핵심은 적 목표물을 추적·타격하는 무기 프로그램 ‘라소’다.
라소는 2023년 미 육군 신속능력핵심기술실(RCCTO) 이 시작한 신속 실험·배치 사업이다.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최소 교육만으로 병사가 휴대 발사식 정밀타격을 스스로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목표는 분대·소대 단위의 ‘탐지–추적–타격’(find–fix–finish) 시간 단축이다.
라소를 운용하기 위한 근간은 미국 방산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社가 만든 휴대 발사형 스위치블레이드 300 자폭드론이다. 임무에 따라 두 모델을 나눠 운용한다. 대인 공격용 ‘스위치블레이드 300’과 ‘대전차 공격용 스위치블레이드 600‘ 두 가지다.
스위치블레이드는 2012년부터 미 육군과 해군 등에 배치된 무기로 오로지 미군만 사용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발사대 없이도 사람이 드론을 던지면 목표물까지 날아간다. 원격 제어는 물론이고 명령이 없이도 스스로 표적을 발견하면 공격할 수 있다. 소규모 병력이나 적의 핵심 인물을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킬러 드론’의 상징처럼 평가 받는다.
우선 대인 공격용인 스위치블레이드 개량형(블록 20·2세대) 모델은 은 2.5㎏급 소형 체계로 휴대성이 뛰어나다. 최대 20분 이상 비행해 3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형 고폭탄두를 장착해 보병이나 경량 차량 등 비장갑 표적을 제압하는 데 적합하다.
순항 속도는 시속 101㎞, 최고 속도는 시속 161㎞에 달한다. 탄체 중량은 1.8㎏, 발사관을 포함한 완전 무장 기준(올업·AUR)으로는 3.27㎏다. 가격은 약 6000달러(약 840만 원)로 비교적 저렴하며 병사가 직접 휴대해 전장에서 신속히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모델인 스위치블레이드 600(2세대)은 40분 이상 체공하며 40㎞ 이상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조종 권한을 다른 운용자에게 넘기는 ‘핸드오버’ 방식을 활용하면 최대 90㎞까지 늘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재블린’ 계열 대전차 탄두를 탑재해 장갑차나 포병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순항 속도는 시속 112㎞, 최고 속도는 시속 185㎞에 이른다. 시스템 중량은 54.4㎏으로 다소 무겁지만 강력한 화력을 제공해 사실상 보병 분대가 자체적으로 포병 화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특징이다.
스위치블레이드 600의 가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론들이 미군 예산 문서를 토대로 한 추정치는 약 17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 수준이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의 분석과 커뮤니티 추정치도 약 10억~28억 원으로 실제 단가는 발주 조건과 장비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외에 파생형으로 스위치블레이드 ‘TMS’(Tactical Missile System)와 대함 및 대잠 작전용 블랙윙 ‘AWESUM’(Advanced Weapons Enhanced by Submarine UAS against Mobile targets) 등의 모델도 있다.
미 육군 보병 분대는 보통 9명으로 편성된다. 분대장이 지휘하며 네 명씩 두 개의 소총수 조로 구성된다. 각 조는 조장, 자동화기 사수, 유탄수, 소총수로 편성돼 상황에 따라 역할을 분담한다. 이런 까닭에 기존에 화력 능력을 갖추는데 제한적이었던 분대 단위가 스위치블레이드 600 같은 자폭드론을 운용하면서 전차나 포병 진지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어 이제는 최전방에서 적에게 상당히 위협적 존재로 거듭나게 됐다.
이는 스위치블레이드 자폭드론을 적극 활용해 소부대의 전술 독립화를 달성함으로써 소규모 교전 또는 특수전과 비정규전에서 신속하고 더 효과적으로 (아군 인명손실을 최소로) 적 지휘부를 찾고 추적해 정밀공격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미 레커그니션은 “스위치블레이드 600은 단순한 대전차 무기가 아니라 정찰, 표적 탐지, 지휘부 교란, 보급로 차단까지 수행할 수 있는 유연한 무기”라며 “육군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분대급이 독립적으로 목표를 찾아 타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전통적 포병·항공 지원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