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두 번째 검, 여전히 날카롭다.
오타니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 맞대결에 1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해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자로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팀은 4-6으로 석패했다.
투수 복귀 4번째 경기를 치르며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써낸 오타니다. 그의 피칭 성적표는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50(6이닝 1자책점) 6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0.83 등을 마크하게 됐다.
이날 현지시간이 가리킨 7월5일은 오타니의 생일이기도 했다. 특별한 하루를 맞은 오타니는 쾌투로 생일을 자축했다. 1회초 첫 타자 이삭 파레디스에게 안타를 맞고 출발했지만, 병살타와 땅볼을 연달아 유도하며 이닝을 닫았다. 이어진 2회초에는 상대 3~5번 타자를 ‘KKK’로 정리하는 위용을 뽐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00.9마일(약 162.4㎞)까지 찍혔다. 주무기인 스위퍼도 변함없이 홈플레이트를 휩쓸며 상대 타자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날 총 31개의 공을 뿌리면서 투수 복귀 후 최다 투구수를 찍었다. 순조롭게 피칭 레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신호다.

모두가 기다렸던 ‘투수 오타니’의 호투 퍼레이드다. 올 시즌 전까지 오타니의 마지막 투수 출전은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 8월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이었다. 선발로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조기강판 됐다. 결국 그해 9월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에 들어가며 투수라는 검을 긴 시간 내려놓아야 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지금의 다저스로 터를 옮겼다. 팔꿈치 재활로 인해 마운드에는 서지 않은 채,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지난해 야구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빚으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하는 등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드디어 다저스를 위한 두 번째 검까지 꺼냈다. 지난 오프시즌 왼쪽 어깨 연골 파열로 수술까지 받은 그는 차근차근 피칭 재활을 소화했다. 그 끝에 지난달 17일, 정확히 663일 만의 마운드 복귀를 알렸고 지금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수놓는 중이다.
비록 지금은 최대 2이닝만 소화하며 사실상 ‘오프너’로 뛰고 있지만, 곧 다가올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 찾아올 후반기에서는 진정한 선발 투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타자 오타니의 파워도 여전하다. 자신의 세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다. 시즌 타격 성적표는 88경기 타율 0.279(345타수 97안타) 30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1 등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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