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 출범 1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리브랜딩 작업에 착수했다. 배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캐릭터 ‘배달이’를 비롯해 ‘배민체’로도 잘 알려진 대표 폰트 ‘한나체’를 교체하는 등 기존의 모든 브랜딩 요소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범석 대표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조직개편도 이뤄진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개최한 전사 행사 ‘우아더원 15’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배민 2.0’ 리브랜딩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연령대에 관계 없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 개편 작업에 나선다. 기존의 사용자경험·인터페이스(UX·UI) 디자인부터 서비스 곳곳에 녹여진 배민식 위트와 ‘B급 코드’, 민트색 기업 컬러까지 변경 대상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민을 상징하던 캐릭터인 배달이와 2012년 공개한 한나체를 비롯한 대표 폰트들도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일각에서 15주년을 맞은 배민의 UX·UI가 식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기존 브랜딩 요소들이 고객에게 더 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비울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배민이 리브랜딩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배민은 지난 1월 김범석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조직개편안도 발표했다. 기존의 프로덕트, 사업, 그로쓰로 나뉘었던 사업부문을 폐지하고 사업전략, 기획, 프로덕트 개발·실행·운영조직 등 기능별로 세분화한다. 목적 중심으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 및 외부와 소통하는 조직도 강화한다. 현재 세부안을 마련 중이며 내달 중순께부터 공식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배민이 이같은 대대적 서비스 및 조직 개편에 나선 건 업계 2위 쿠팡이츠가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배달앱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공약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다 효율적인 조직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배민을 인수한 DH가 배민 1세대를 일으켰던 김봉진 창업자의 색채를 지우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배민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큰 신뢰를 받기 위해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 중인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