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해외파생상품 투자자, 올해부터 사전교육 받는다

2025-05-12

개인투자자가 해외 파생상품에 투자할 때도 사전교육과 모의 투자 과정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연내 도입된다. 고위험 해외 상품에 대한 규제 공백이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를 낳았다는 꾸준한 지적에 따른 조치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금융 당국은 해외 선물·옵션과 고배율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 투자 시에도 사전교육과 모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손질해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기본 예탁금 제도는 도입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의 파생상품계좌설정약관 등에 따르면 국내 선물·옵션 시장에서 첫 거래 시 파생상품 교육과정을 1시간 이상 수강하고 모의 투자 과정 역시 3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1000만 원 이상의 기본 예탁금도 내야 한다. 그러나 해외 선물·옵션의 경우 이 같은 규제가 없다. 이 때문에 레버리지 2~3배에 달하는 고위험 해외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진입장벽이 없어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계속돼왔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및 고배율 레버리지 ETP 거래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를 통한 개인투자자의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 대금은 1경 607조 원으로 전년(8187조 원) 대비 29.55% 증가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고배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수요 역시 끊이질 않는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를 올해 들어서만 19억 2277만 달러(2조 690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이 제도적 진입장벽이 높은 국내 시장을 피해 해외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와 동시에 해외시장 쏠림을 막기 위해 국내 파생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현실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내 선물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예치해야 하는 기본 예탁금 제도가 소액 투자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9년 기본 예탁금을 3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줄이고 70시간이던 사전교육·모의거래 의무거래 시간을 4시간으로 축소하는 등 국내 파생상품 진입 문턱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예탁금은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제도”라며 “해외 상품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예탁금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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