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위상 과거와 달라… 점진적 약세 불가피"

2025-08-13

"미국 고용 지표에서 악화 신호가 보이고 있습니다. 큰 흐름에서 달러 약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종욱 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달러 약세 변곡점이 결국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관세 변수 등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를 미루고 있지만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달러 독주 역시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달러 약세와 원·달러 환율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게 오 대표의 분석이다. 특히 서학개미의 등장이 판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를 사상 최초로 넘어설 정도로 자금 유출입 규모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때 해외 자산이 역류하며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두고 서학개미들이 일본 ‘와타나베 부인(저금리 엔화를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인 투자가)'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 대표는 “시장에는 매 순간 돌발 변수가 터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시장을 관찰하며 급변동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방에 대해선 ‘외은 지점 대표’ 입장에서는 반드시 반가운 변화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외국 금융기관 등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제3의 은행, 즉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을 통해 원화를 환전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에 외환 트레이딩 인력을 둘 명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JP모건 싱가포르 법인도 최근 RFI 등록을 마쳤다. 오 대표는 “서울지점에서 다른 지점을 통제하기 어렵고 RFI 등록 과정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면서 “하지만 아웃바운드(한국에서 해외로 투자) 손님들이 늘어나는 건 새로운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로 인해 외은 서울지점이 본점에서 낮은 금리로 조달한 달러를 국내 시장에 풀던 전통적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딜러들이 매일 전투를 벌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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