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남긴 채 올해 봄철 산불조심기간(1월 24일∼5월 15일)이 종료됐다. 산림당국은 당분간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 단계로 유지하기로 했다.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 산불조심기간 발생한 산불은 모두 347건으로 최근 10년 평균(394건)에 비해 12% 적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영남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불 피해면적은 10만4788㏊로, 1986년 산불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산불로 인해 32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도 가장 많았다.
산림청은 “올해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로 전국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진화자원이 분산됐고, 이례적인 태풍급 돌풍의 영향으로 공중 진화와 관측 자원 운영이 제한돼 산불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올해 대형산불을 거울 삼아 범부처 협업을 통한 산불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산림 인접 시설 화재가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각 부처별로 소관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극한의 기상 상황에 대비해 고정익 항공기와 중고도 드론 등 진화 자원도 확충할 방침이다.

산림청은 또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종료 됐지만, 대통령 선거일인 다음달 3일까지는 ‘관심’ 단계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유지하기로 했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영된다. 산림청은 주요 선거 기간에 산불이 자주 발생했던 과거 사례를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올 봄 발생한 산불로 역대 최악의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번 산불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산불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