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유통산업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고 기름 값에 따른 정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업계 스스로 자생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 입니다.”
안승배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사업 영역이 점점 축소되고 있어 변화에 대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전국 1만1000여개의 주유소를 대표하는 단체로, 주유소 사업자의 권익 보호 및 교육, 정부 정책 홍보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안 회장은 지난 6월부터 한국주유소협회를 이끌고 있다.
취임 3개월을 맞이한 안 회장은 희망보다는 걱정을 앞세웠다. 석유유통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에너지 정책 변화 대응, 열악한 경영환경 극복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석유제품 판매만으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사업 영역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변화에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기존 주유소들이 전기차 충전소나 수소충전소 등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해가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취임 이후 정부의 무관심을 가장 크게 느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유통산업을 지원, 육성하기보다 기름값이 싸냐 비싸냐에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면서 “사업자 개개인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점에서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기존 주유소들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도입하기에 사업성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령을 비롯한 다수 규제로 인한 한계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뜰주유소 정책의 개선도 주장했다. 안 회장은 “정부의 시설 개선 지원, 세제 및 금융 혜택 등에 힘입어 알뜰주유소가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인근 일반 주유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라면서 “정부에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주고 있는 인센티브를 석유유통산업발전을 위한 상생 기금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한다. 석유유통업계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속에서 주유소 산업의 안정적인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깊이 느끼고 있다”라면서 “국회, 정부, 업계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하고 1만1000여 주유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그 힘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석유산업 합리화 정책 등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