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해주(沿海州)의 주도(州都)인 블라디보스토크에 첫 발을 딛는 한국분들은 신고전주의 형식의 건축물과 노랑머리, 그리고 코가 높은 러시아인들을 보고 일순 서양에 왔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무언가 익숙한 기운을 감지한다. 모양은 유럽과 닮았는데 산수(山水)와 풍경은 오히려 한국과 유사하기 때문이리라.
부산의 지형과 닮아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발해(渤海)의 우리 조상들이 말과 배를 타고 누볐을 산과 바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과 느낌들이 이 땅이 우리에게 결코 낯설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연해주에서 활동하는 한국 단체들 중에 “한국 범보전 기금”(대표 이항 서울대 명예교수)이 있는데, 러시아에서 “범”을 연구하고 “범”을 지키는 보호구역인 사단법인 “표범의 땅”과 협력하여 “한국 범”을 연구하고 있다.
“시베리아 포럼”은 “범” 연구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지역에서 드러나는 중국과 일제에 의해 심하게 왜곡된 우리의 뛰어난 상고대(上古代)의 역사를 발굴하고, 일제강점기 시대에 채 드러나지 않은 독립투사와 그의 후손들을 찾아내어 알리고 연결하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지만 남은 것은 자부심이 아닌 빈곤의 대물림뿐인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한국의 친척들과 연결하는 일은 우리 후대가 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연해주의 북쪽으로는 하바롭스크주(州), 서쪽으로는 중국, 그리고 남쪽으로는 한반도와 경계를 같이 하고 있으며 남북으로 뻗은 시호테알린 산맥과 서쪽으로는 드넓은 우스리스크 평원과 한카평원이 자리하고 있다.
1864년부터 한국인들이 자발적 이주로 연해주에 집단 정착하면서 1937년까지 17만1781명의 한인이 거주하였으나 이후 스탈린의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약 5만 명의 이주자가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망하였으며 간첩으로 몰린 2500명 이상은 총살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한민족의 고대/근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연해주 지역을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연해주는 러시아 연방정부의 극동개발정책 추진의 핵심지역으로서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시(市)에서 개최한 이래, 블라디보스토크자유항(港), 선도개발구역 지정, 국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극동헥타르법 등 투자환경 및 생활여건을 개선을 위한 장치들을 마련하였으나 주민생활은 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교육/문화예술분야는 인구대비 규모가 꽤 큰 편인데 종합대학으로 극동연방대학교(학생수 약 2만4000명, 교직원 수 2000명)와 경제서비스대학교,그리고 국립해양대 ,극동수산대, 블라디보스토크 의과대학, 국립예술대 ,태평양 해군학교 등이 있다.
한국어교육과 관련해서는 매우 오래전인 1899년에 블라디보스토크 동방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시작돼 1995년 극동연방대학교에서 한국학 학부로 발전했다가 2011년 한국학과로 개편되어 현재(학부생 150여 명, 교원 20여 명)에 이르고 있고, 개설 과목은 한국어, 한국문학, 한국정치경제, 한국사, 극동한인문화론 등이며 한국어학과의 발전에는 장치혁 고합회장의 공로가 매우 컸다.
문화/예술분야는 마린스키 극장(발레, 오페라), 블라디보스토크 필 하모닉, 고리끼 극장,아쿠아리움, 아르세니예프박물관, 연해주국립미술관 등이 있으며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승율 시베리아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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