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어 노년에 이르게 되면 간간이 ‘나는 진정 나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왔던가?’ ‘남의 시선이 아니고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살아왔던가?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과 그에 따른 충실한 삶을 살아왔던가?’하고 자문해 볼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자기의 삶을 뒤돌아보며 그 성취도에 따라 만족, 혹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도 타인에게 해롭지 않은 삶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다. 우리 한민족의 건국 역사인 단군신화를 보면 환인 천제가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을 탐하는 것을 보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을 펼칠 수 있는 곳을 정해 환웅을 지상(백두산)으로 내려 보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사상이 비롯되었다. 홍익인간 사상은, 인간은 누구나 다 같이 존엄한 존재임을 의미한다. 우리 한민족 고유의 경전인 「천부경」에서도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이란 구절에서 ‘하늘과 땅 사이 인간이 제일’이니 그 무엇보다도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고 살아가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신(神)에 대한 조건 없는 복종을 요구하거나 인간을 물질의 관점에서 보는 유물론, 또는 인간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별하는 신분제 등과 같이 인간을 목적가치로 인식하는 모든 사고방식과는 달리 모든 인류가 함께 꿈꾸는 이상세계가 홍익인간의 세계라 하겠다.
성경에서도 성령을 기준 삼아 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고 살아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될 것이요,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라 하였으니 이야말로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도 다르지 않은 이타적(利他的) 삶이라 하지 않겠는가?
깨달음이란 오류를 오류로 자각하여 오류의 삶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사는지는 삶이다. 천하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자기를 앞세우는 이기적 삶에서 벗어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이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고 건강하고 평화롭게 사는 삶이다.
어리석은 개미는 자기 몸이 작아 사슴처럼 빨리 달릴 수 없음을 부러워하고, 똑똑한 개미는 자신의 몸이 작아서 사슴의 몸에 딱 붙어 달릴 수가 있음을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의 단점을 슬퍼하고, 똑똑한 사람은 자기 장점을 찾아내어 즐겁게 일을 하는 것입니다. -김덕권(길호) '영적인 삶'
인생에서의 삶에는 은퇴가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과 체력, 노력의 에너지, 그것을 어떻게 어디에 쓸 것인가? 이 일을 하다가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일, 인생의 마지막 날에도 기쁘게 하고 싶은 일, 그리하여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부처님이 보시기에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게 될 때, 내 영적 에너지가 성장하고 보람과 만족감을 느끼리라 본다. 그런 일을 찾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이야말로 노년을 평화롭게 맞이할 수 있는 영적인 삶이 아닐까 한다.
자연 속에서 우리의 영성은 자라게 되니 자연을 가까이하라. 인간은 잠시 이 땅에서 살다 갈 뿐,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자연이다. 나도 그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이 우주 자연이라는 거대한 생태계 속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얼스 빌리지(Earth Village), 곧 지구 마을에 사는 하나의 작은 생명체라는 깨달음 속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겸손해진다.
자연은 우리를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 받아주고 포용해 준다.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인간은 그만큼 자연의 품성을 닮아 활력이 넘치고 너그러워져 마음속 영혼에 영성(靈性)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김동수 <미담문학회장/시인/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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