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여성 코치와 여성 단장이 등장하는 등 그동안 ‘금녀의 벽’이 무너져 왔다. 하지만 선수 영역을 제외하고 여전히 여성을 볼 수 없었던 분야가 바로 심판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1997년, 미국프로풋볼(NFL)은 2012년에 여성 심판이 최초로 등장한 것에 비하면 벽이 높았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최초로 여성 심판을 투입했다.

드디어 MLB 최초의 여성 심판이 탄생한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7일(이하 한국시간) 젠 파월(48)이 이번 주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스와 마이애미 말린스 경기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파월은 10일 열리는 더블헤더 경기에서 베이스를 커버하는 누심으로 참가하고 11일 경기는 주심으로 출장한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파월은 엄청난 노력과 헌신, 경기에 대한 사랑으로 역사적인 업적을 쟁취하게 됐다”며 “그는 수많은 여성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하는 다섯 번째 심판인 파월은 뉴저지주 출신으로 학창 시절 소프트볼과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심판을 맡은 파월은 2015년 MLB 심판 트라이아웃 캠프를 수료한 뒤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 등에서 프로야구 심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MLB 스프링캠프에도 초청받아 시범경기에서 심판을 보기도 했다. 여성이 MLB 시범경기 심판으로 나선 것은 파월이 세 번째이며 2007년 리아 코르테시오 이후 17년 만이었다. 76명의 정규 심판이 활동하는 MLB는 시즌 중 부상이나 휴가로 결원이 생기면 마이너리그에서 심판을 불러 올린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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