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고객 유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수료를 둘러싸고 경쟁 구도가 과열되고 있다. 특히 빗썸이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들의 출금 조건을 일부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업비트에 신규 상장되거나 업비트로 출금 사례가 많아진 일부 종목에 대해 출금 수수료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 중 과거부터 상장된 코인도 다수 존재해 거래량이 미미한 수준인 경우도 있지만, 최근 들어 상장 경쟁을 이어간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박 토큰이다. 빗썸에서 코박을 출금하려면 수수료로 31.26개(약 2만원)를 내야 한다. 이날 오전 기준 코박 토큰이 6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금 수수료로 2만원 가까이를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동시간대 1500원대에 거래되는 사이버의 경우 수수료가 1만6000원 수준이다. 이 밖에 ▲피스네트워크(2만원) ▲베라체인(1만7400원) ▲하이퍼레인(1만6000원) 등이 높은 수수료로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업비트로의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바이오프로토콜은 지난 8월에 빗썸에 상장됐는데, 이달 20일 업비트가 상장하면서 거래량이 쏠렸다.
제로베이스도 지난 17일 업비트와 빗썸에 동시 상장된 종목이다. 앞서 언급된 베라체인과 피스네트워크도 각각 지난해 2월 6일과 2월 27일 업비트와 빗썸에 동시 상장됐다.
업비트로 이동이 증가하면서 신퓨처스와 바이오프로토콜은 일시적으로 입금 중단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출금 수수료를 높이는 동시에 최소 출금 금액을 낮게 설정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출금 주문이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의 한 이용자는 "예전에는 회당 수수료를 올리는데 집중했다"며 "요즘은 동시에 1회당 출금량을 줄여서 사실상 출금이 밀려서 못하게 하거나 고비용을 쓰게 유도한다"고 토로했다.
빗썸은 이미 오더북(호가창) 공유, 코인 대여 서비스 등으로 당국의 눈총을 받아온 상황이다. 여기에 출금 수수료 등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더해지면서 거래소 간 과열 경쟁이 유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당국의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율규제만으로는 거래소 간 경쟁을 적절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금 수수료도 거래소 자율에 맡겨진 영역인데, 보다시피 현재 자율규제안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빗썸 관계자는 "당사 이벤트 종목 선정 및 국내 타 거래소 상장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 최소 출금액을 조정한 것"이라며 "안정성이 확보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꾸준히 빗썸 유저들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저 친화적인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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