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벌떼 매집' 나서나... 곳간 '兆' 이상 차곡

2025-05-14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재점화

한진칼 단일 최대 주주로... 지분 18.46%

"단순 투자" 아무도 안 믿어... 추가 인수설 계속

조원태, 델타-LS-산은 동맹 대비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호반그룹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2대 주주인 호반 측이 3년 만에 18%대로 지분율을 높이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반그룹은 4월 한 달간 영업일 22일 중 16일 동안 집중 매수에 나서며 총 13만2847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은 지난해 12월부터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인상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호반그룹 측은 "지분 매입은 공시된대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호반그룹은 과거에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를 검토하며 항공업 진출을 저울질 한 이력이 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2018년 사모펀드 KCGI의 9% 지분 매입으로 시작됐다. 2019년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 및 반도건설과 손잡으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맞서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14.9%) 등을 우군으로 확보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지난해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9711억원, 단기금융상품으로 35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투입할 수 있는 현금을 약 1조3000억원 확보하고 있어 재무적으로도 호반의 공격적 행보를 뒷받침할 여력이 있다. 리조트 등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합칠 경우 그 금액은 2조에 육박한다.

이에 맞서 한진그룹 측은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등 기존 전략적 파트너와의 공고한 연합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한진그룹은 20년 넘게 함께한 델타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함께한 산업은행과 협력 관계가 두텁다. 현재 조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의 지분 19.96% 외에도 산업은행(10.58%), 델타항공(14.9%) 등 전략적 관계를 기반으로 약 45%에 달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울러 최근 호반과 특허권 침해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LS그룹과의 협력 가능성도 점쳐진다. LS그룹은 최근 호반그룹의 자회사로 특허권 침해,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유출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서 호반그룹이 LS그룹 지분을 5% 미만으로 매입하며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호반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말 그대로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긴 어렵다"며 "조 회장측의 기존 전략적 파트너들이 쉽게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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