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세 크리켓 천재’ 바이바브 수르야반시가 인도 프로크리켓리그(IPL)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수르야반시는 28일(한국시간) 인도 자이푸르 사와이 만싱 스타디움에서 열린 IPL 라자스탄 로열스와 구자라트 타이탄스의 경기에서 단 35구 만에 100타점을 달성했다. 이는 IPL 최단 시간 100타점 기록이자, T20 경기 역사상 최연소(14세) 100타점 기록이다.
7번째 6점 홈런을 터뜨린 뒤, 수르야반시는 헬멧을 벗고 양팔을 하늘로 치켜올렸다. 홈팬들은 일제히 일어서 환호했고, 라자스탄 동료들은 함성과 박수로 축하했다. 수르야반시는 긴 세리머니 없이 곧바로 헬멧을 다시 썼다. CNN은 “기록의 순간에만 잠시 머물렀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날 수르야반시는 38구 만에 101점을 기록한 뒤 아웃됐다. 그의 타격은 11개 4점타와 7개 6점타로 빛났다. 경기는 라자스탄이 8위켓 차로 승리했으며, 수르야반시는 단연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르야반시는 “IPL에서, 그것도 겨우 세 번째 경기 만에 100점을 기록해 매우 기쁘다”며 “지난 4~5개월 동안의 모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라자스탄 주장 리얀 파라그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두 달간 그와 함께했지만, 이 많은 관중과 강력한 구자라트 투수진 앞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해낼 줄은 몰랐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순간”이라고 전했다.
수르야반시는 이번 시즌 초, 14세 23일 나이로 IPL 최연소 데뷔 기록도 세웠다. 4월 19일 데뷔전인 러크나우 슈퍼 자이언츠전에서 첫 공을 6점타로 연결해 스타디움 전체를 환호로 물들였다. 이날도 그는 20구 만에 34점을 올린 뒤 스텀프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다.
수르야반시는 이미 지난해 11월 IPL 경매에서 역대 최연소로 선수 계약권을 따낸 바 있다. 라자스탄은 델리 캐피털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1100만 루피(1억 8568만 원)를 주고 수르야반시를 영입했다. CNN은 “세계 최고 크리켓리그인 IPL 무대 한복판에서 14세 소년이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켓은 원형 또는 타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타자는 360도 어디로든 공을 칠 수 있으며, 수비수들은 경기장 전체를 커버해야 한다. 이에 비해 야구는 다이아몬드 형태 필드 안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타격 방향은 제한적이며, 1루-2루-3루-홈을 반드시 순서대로 돌아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크리켓은 배터가 공을 치고 양쪽 위켓 사이를 왕복하며 ‘런(Run)’을 기록한다. 한 번 타격으로 여러 번 왕복해 점수를 쌓을 수 있으며, 공이 필드를 넘어가면 한 번에 4점(지면 통과) 또는 6점(공중 통과)을 얻는다. 반면 야구는 주자가 각 루를 밟아야만 점수를 얻는다. 홈런의 경우, 주자 수만큼 점수가 가산된다.
경기 시간에서도 차이가 크다. 크리켓은 포맷에 따라 3시간(T20)부터 5일(테스트 경기)까지 이어진다. 야구는 보통 3시간 내외(메이저리그 기준)로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리켓은 ‘한 번 아웃되면 교체’ 방식으로 공격 기회를 소화하고, 야구는 이닝마다 공수 교대가 이뤄진다.
크리켓은 인도, 파키스탄, 오스트레일리아, 잉글랜드 등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 국민 스포츠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크리켓이 “제2의 종교”로 불릴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반면 야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한국,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크게 사랑받는다. 야구는 대중적이고 스포티한 분위기가 강하고, 크리켓은 격식과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을 가진다.
크리켓이 큰 인기를 끄는 나라가 인도다. 크리켓은 인도에서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종교 수준이다. IPL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크리켓 리그이며,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파키스탄, 호주, 크리켓의 발상지인 잉글랜드,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은 방글라데시, 럭비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1996년 크리켓 월드컵 우승국 스리랑카, 뉴질랜드 등이 높은 크리켓 인기를 누리는 나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