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원정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연출 박준우, 극본 이수아)에서 이원정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은 시한부 고등학생 ‘조수영’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죽음을 앞둔 청춘의 두려움과 체념,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명장면을 완성했다.
드라마 속 수영은 남은 삶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태. 더 큰 고통을 견디는 게 두려워 조력 사망을 결정했고 우소정(이보영 분)과 최대현(강기영 분)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를 한 번도 못 사귀고 가는 게 아쉽다”라는 순수한 바람을 털어놓으며 짝사랑 상대 최혜정(이서영 분)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첫 고백 시도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무산됐다. 며칠 후 대현의 도움으로 또래들처럼 멋지게 꾸민 수영은 혜정을 찾아가 진심을 전했고, 혜정 역시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볼 뽀뽀를 받은 수영은 날아갈 듯 기뻤지만 기침과 함께 각혈을 했고 이내 자리를 뜨고 말았다.
수영은 “내일 여기서 또 보자. 올 거지?”라고 말하는 혜정을 향해 미소를 보이며 집으로 돌아갔지만, 모든 걸 다 이뤄본 오늘로 죽음의 날짜를 정했다. 죽음을 앞둔 수영은 용기 내어 아버지를 끌어안고는 오랜 시간 묵혀뒀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는 어린 시절 가족사진이 새겨진 컵에 담긴 약을 마신 뒤, 아버지 품에서 편안히 눈을 감았다.
이원정은 죽음을 앞둔 고등학생의 내면을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삶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혼란, 남겨진 시간에 대한 절박함과 아쉬움, 그리고 작은 희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렇듯 이원정의 진정성 있는 눈빛과 절제된 감정 표현은 극의 여운을 더욱 짙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MBC ‘메리 킬즈 피플’은 매주 금, 토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