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이 유력한 FC서울의 미드필더 기성용(36)이 이적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성용이 서울 선수단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 영상이 공개됐다.
전날 기성용이 이적을 결심, 포항 이적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해당 이야기가 전해지자 서울 팬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훈련장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가오는 29일 진행될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응원을 보이콧하겠다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본인 입으로 “서울이 아닌 기성용은 상상이 안 간다”고 했을 정도로 기성용은 FC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2006년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기성용은 이후 셀틱과 스완지시티 등 유럽 무대로 이적하며 대한민국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이후 선덜랜드, 뉴캐슬 등을 거친 기성용은 지난 2020년 다시 서울로 복귀했다.
다만 반복되는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팀 내 입지가 변했고, 김기동 감독의 플랜에서도 제외됐다. 기성용 역시 서울에서의 은퇴를 꿈꿨으나 아직은 뛰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기성용은 결국 이적을 결심했고 포항의 부름을 받았다.

이날 서울 훈련장에는 많은 서울의 팬들이 모였고 기성용의 이름을 외쳤다. 결국 기성용은 팬들의 부름에 응답했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 앞에 선 기성용은 “이런 결정을 내려서 너무 아쉽고 팬들을 생각하면 ‘이게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다만 선수로서 너무 초라하게 끝내는 건 싫었다”며 “저를 모르는 외부의 시선은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부에서 믿음이 없다고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기성용은 “내가 더 이상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적이 빨리 진행되는게 팀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빨리) 결정했다”며 “상암에서 뛰면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제대로 된 인사를 못할 가능성이 커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서울 구단 관계자는 이번 기성용의 이적설에 대해 “아직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