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카카오(035720)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는 동시에 네이버는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톡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하면 NAVER(035420)(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7일 골드만삭스는 카카오 목표 주가를 8만 5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의견 ‘매수’를 재개시했다. 카카오톡 주가 5만 75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47.8% 있다고 본 것이다. 반면 네이버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 오른 반면 네이버 주가는 2.6% 내렸다.
골드만삭스가 카카오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은 모바일 커버리지가 95%인 가운데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브랜드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 기반 서비스 경험을 토대로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용 생성형 AI(C-gen AI)’를 안착시킬 잠재력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 사용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다른 국가와 달리 오락·감성 콘텐츠 중심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카카오톡이라는 감성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과 AI를 결합하면 고유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지브리 효과’ 같은 사례를 메신저 안에 녹여낼 경우 일상적으로 AI를 활용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카카오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통해 2030년까지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을 9%포인트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2025~2030년 에이전틱(Agentic) AI 서비스로 누적 8억 1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카카오톡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도입되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은 네이버다. 글로벌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검색 사업 성장률은 향후 3년 동안 –2%에서 9%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수익비율(P/E)이 5~11배 수준이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경쟁사들의 생성형 AI 위협과 성장률을 감안해 네이버의 검색 플랫폼 적정 P/E 배수를 13배에서 7배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네이버 핵심 수익원인 검색 부문에 대한 보수적 전망을 반영해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사용자들이 기존 검색 엔진에 익숙한 만큼 카카오톡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위치 등 민간 정보를 활용하는 AI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