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KAI·LIG넥스원, 전년 대비 공장 가동률 ↑
기술력에 납기 준수 신뢰도로 수주 가능성 확대
남아있는 대규모 일감에 당분간 공장 ‘풀가동’ 체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방산업계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납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올 상반기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도 지난해보다 가동률이 상승했다. 이 같은 납기 대응력은 국내 방산업계의 신뢰도를 높이면서 수주 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 공장 가동률은 109.2%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07.5%에서 1.7%포인트(p) 높아졌다. 특히 방산 빅4 중 유일하게 가동률이 100%를 넘기면서 ‘풀가동 체제’ 선두에 섰다.

◆수출 물량 늘어나면서 공장 가동도 탄력
KAI도 공장 가동률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KAI는 올해 상반기 가동률 85.6%를 보이며 전년 동기 71.2%에서 14.4%p 상승했다. LIG넥스원도 올해 상반기 77.5%로 지난해 상반기 74.8%보다 2.7%p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공장 가동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반기 방산 부문 가동률은 89.4%로 지난해 90%와 비교해 0.6% 소폭 감소했지만 탄탄한 생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방산업체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물량은 납기 준수가 핵심인 만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폴란드에 130여 대를 수출했는데 단 한 차례의 납기 지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산기업들 역시 수출 물량에 대해 엄격한 납기 관리를 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납품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KAI는 수출용 FA-50 생산에 따라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며, LIG넥스원도 천궁-II 수출 계약 이행에 따라 생산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 등 수출 물량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적기 납기는 K-방산의 경쟁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납기 신뢰도까지 더해지면 수주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무기체계 특성상 긴급한 납기를 원하는 곳이 많은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의 적기 납품은 단순한 계약 이행을 넘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최근 들어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납기 신뢰와 기술력의 시너지가 만들어낸 결과로 해석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이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납기”라며 “국내 기업들은 오히려 조기에 납품을 완료하는 등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수출 확대 기대감…공장 가동률도 높은 수준 유지
방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미 수주한 물량이 3~4년치에 달하는 데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서다.
현대로템은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계약에 따라 추가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폴란드 수출 물량을 중심으로 루마니아 등으로의 수출 물량이 남아있다.
KAI도 필리핀에 FA-50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일감을 따냈고, LIG넥스원도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에서 대규모 일감을 확보했다.
글로벌 K-방산에 대한 수요도 이어지고 있고, 국내 방산업체들도 다양한 지역으로 마케팅 영역을 넓히고 있어 추가 수주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방산업체들도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늘어나는 일감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 신흥 방산 수출국들로부터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공장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