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다음 달 1일까지 시한 내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도 한국을 협상의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면서다.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정이 잡혀 나가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단기간 내 '윈윈' 만들어야"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전략적 대응을 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윈윈'(Win win)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보와 관세를 엮는 패키지 협상 전략에 대해선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건 좋은 협상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세계적인 추세가 경제안보, 즉 경제와 안보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상황이므로 우리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조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선 "전통적인 협상 방식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미국과 긴밀하게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이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하는 하나의 게임 같은 것인데, 한국으로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첫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 조 후보자는 "관세 협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일정으로 늦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자신의 방미 일정에 대해선 "취임한다면 다음 주라도 또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미국을 방문해서 마지막 협상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선 "상당히 높다"며 "밝힐 수 없는 근거도 있다"고 말했다.
"美, 이재명 외교 기조에 안도"
조 후보자는 미국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에 안도했다고 들었다고도 전했다. 조 후보자는 "(미국이) '새 한국 정부가 미국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구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기조)도 아니구나'라는 것에 안도한다는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9월 3일 열리는 중국의 이른바 전승절(戰勝節·항일전쟁 및 반 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을 묻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지금 확정적으로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 참석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해 상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안에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 문제에 대해선 "한·중 어업협정 정신에 분명히 위반된다"며 "강력한 항의와 적절한 조치 등 여러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쳐 경계가 획정되지 않은 PMZ에 2018년, 2022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구조물 3기를 설치한 뒤 철거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북한을 두고서는 "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급박하고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적으로 변한 사례가 무엇이냐는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6·25 동란"이라고 답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의 억제 태세를 유지하는 데 오랫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2018년에 봤듯이 한·미 간의 합의에 의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한국이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하자 북한이 이듬해 1월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대화의 물꼬가 트인 일을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날리면' 소 취하 의사…"사과 등 마무리"
한편 조 후보자는 2022년 12월 외교부가 제기한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소송에 대해선 "외교부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로부터 팔 비틀려서 외교부가 대리 소송에 나선 것 아닌가"라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어느 직원이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했겠습니까. 저는 매우 안쓰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 후보자는 "외교장관으로 일을 시작하면 사과를 포함한 모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이 일을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 취하는 물론이고 외교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까지 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조 후보자는 구체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계기에 외교부 신임 수장으로서 대국민, 대언론 사과를 할 것"이라며 "외교부 직원들에 대해선 이를 교훈으로 삼자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교부는 소 취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MBC와 오는 22일 예정된 조정기일에서 입장 차이를 다시 조율할 예정이다.
조 후보자는 또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어느 경우든 허위 사실이나 가짜뉴스로 선동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