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SNS에 식사 계획을 알리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21일부터 시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내수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7.11. [email protected] /사진=이영환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하계휴가 일정이 8일 끝난다. 휴가지에서 정국 구상을 마친 이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는 즉시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확정짓고 장관석 가운데 공석인 교육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선도 서두를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4일부터 시작된 공식 휴가일정을 이날 마친다. 이 대통령은 주말이 시작된 지난 2일 역대 대통령들의 하계 휴양지인 경남 거제 저도로 내려가 독서와 영화감상 등을 통해 재충전하면서 정국 구상을 가다듬었다. 휴가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주말새 서울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휴가 일상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휴가지에서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잇따라 메시지도 냈다.
예를 들어 호우피해가 예고되자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선조치 후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한 것,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충청, 광주 36곳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한 것 등이다.
특히 올해에만 네 차례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서 조업 재개 후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이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직접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제재 방안을 모두 찾아봐 보고할 것을 대통령실 등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복귀하면 당면하는 과제는 잇단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업무 복귀 첫 날인 11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 및 만찬이 예정돼 있다. 당 서기장은 베트남 최고 지도자로 정치·군사적 권력을 쥔 실질적인 서열 1위로 통한다. 베트남의 공식 수반은 국가주석이지만 실권은 당 서기장에 있는 셈이다. 당 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으로 이 대통령은 럼 서기장을 맞아 양국 간 경제적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전망이다. 원전, 고속철도, 스마트시티 등 국책 인프라, 양국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 의제로 오간다.
이달 말 25일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업무 복귀 후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돌입한다. 지난달 말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만큼 이번 회담에서의 주요 주제는 안보가 될 전망이다. 현재 외교부와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실무 준비가 진행중이다.
이번 한미회담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 관련 양국 정상이 어느 수준의 합의에 이를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북 억제력에 초점을 맞췄던 한미 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공조로까지 확대하는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을 활용해 중국의 전략적 부상에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로서는 한미동맹 뿐만 아니라 한중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양국 정상회담 합의문에 동맹 현대화 관련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이재명정부 실용외교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의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되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2.16. [email protected] /사진=홍효식
이 대통령은 오는 12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사면 대상자도 확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오는 8·15 광복절을 맞이해 대규모 민생 특별사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사면 대상자 발표일 뿐만 아니라 이날 사실상 대통령 취임식인 '국민임명식'도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번 사면 대상자에 쏠린 관심이 크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등이 진행한 사면심사에서 정치인 사면 대상자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조 전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씨, 조희연 전 교육감, 최강욱·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아직 대법원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 대상자가 아니다.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사면 대상자 명단을 확정했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자는 이 대통령이다.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다. 이 대통령은 법무부에서 올린 심사 결과를 검토 후 12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최종 확정한다. 이 대통령은 주말까지 여론을 청취하며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내각 구성도 이 대통령이 복귀한 후 당면한 숙제다. 현재 18명의 장관 중 중도 낙마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의 지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중도 낙마한 두 장관 후보자가 여론 역풍을 맞았던 만큼 대통령실은 검증 절차에 신중을 기해 후보자를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기관장 인선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