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고객센터, 하루 2000콜···"식판 닦고 전단도 돌린다" 주장

2025-10-28

바디프랜드는 외부적으로 성장과 브랜드 이미지에 집중했지만 내부적으로 고객 응대와 근무 체계를 소홀히 한 결과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 공백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와 경직된 조직문화가 겹치면서 고객 민원과 직원 피로가 동시에 폭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질적 사례로 2023년 말, 한 고객센터 근무자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우리 회사 제품 사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리며 실태를 고발한 사건이 있었다. 그는 "고객센터 인원이 12명인데 하루 2000건이 넘는 전화(콜)를 받는다"며 "전화 연결만 40분이 걸리고 고객은 받자마자 욕부터 한다"고 주장했다. "인센티브도 불합리하게 조정돼 실질 급여가 줄고 있다"고 회사의 상황을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직원은 "2018년 40명 수준이던 고객센터 인력이 퇴사로 줄어 현재는 12명 남짓"이라며 "육아휴직자가 5명, 1명은 복귀 예정이라 실제 근무 인력은 6~7명 수준"이라고 폭로성 주장을 했다. 그는 "홈쇼핑 계약 업무를 맡은 외주 인력 8명은 단순 전화 연결만 가능하고 실제 민원 처리 인력은 극소수"라며 "결국 욕받이 부서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폭로한 내부 문제는 2년이 지난 현재 직접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의 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인천 송도점 로드쇼에서 판매된 일부 안마의자 제품은 한 달 이상 배송이 지연됐다는 한 소비자는 "9월 말 납품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고 구매했지만 10월 중순까지도 제품을 받지 못했다"며 "고가 제품을 샀는데 연락조차 없다"는 항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글 외에도 "제품 수리로 한 달 넘게 사용하지 못했는데 렌탈료는 그대로 청구됐다"는 주장도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송도점 행사 당시 일부 품목에서 예상보다 판매가 몰려 재고가 부족했으며, 계약서에 일정 변동 가능성을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또 "서비스 지연 시 무상 기간 연장과 렌탈료 감면을 시행 중이며, 사례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식적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고 현재는 모두 정상 납품됐다"고 해명 했다.

내부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된 인력 구조의 붕괴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취재에 응한 한 직원은 "직군 구분 없이 배송과 창고 정리를 해야 하고 회사 내 폐기물도 직접 치운다"며 "문을 열어 냉난방 효율이 떨어지면 인사조치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대리 이상 직원이 돌아가며 구내식당 배식을 하고 전 직원이 퇴식구에서 식판을 닦고 전단지를 돌린다"며 "중요 물품을 요청하면 '예산이 없다'며 거절당하고, 1년이면 동료 절반이 바뀐다"고 전했다. 그는 "광고나 복지행사 등 보여주기식 외형에만 집착하고, 실질적 개선은 없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환경은 세세한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다른 직원은 "겨울에는 온수 사용시간이 정해져 있어 대부분 찬물로 손을 씻어야 했다"며 "외모 평가까지 받아 '가꾸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은 줄고 업무는 늘었는데 개선은 없다. 결국 모두 지쳐 떠난다"고 털어놨다.

과거 알려진 비슷한 직원 대우과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3년 전 실적이 저조한 직원을 사내 메신저 단체방에 남겨 매출을 독촉한 사실이 폭로됐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매출을 올려야 단체방을 나갈 수 있는 구조였다.

회사는 "내부 소통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현재는 중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직원들은 "형식만 바뀌었을 뿐 실적 압박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일부 팀에서는 부서장 평가 이후 오전 8시 30분 '출근 전 회의'를 의무적으로 실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회사는 "일부 팀이 자율적으로 일과 준비 회의를 한 것일 뿐, 강제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회사측은 "현재 고객센터 인원은 조직 개편을 통해 점차 확대 중"이라며 "성수기에는 일시적 응대 지연이 있었지만, 홈페이지·카카오톡·챗봇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 인력 부족은 민원을 낳고 과중한 업무가 이직으로 이어지며 다시 고객 응대 품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된 양상이다. 외형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마케팅 중심의 경영이 내부 체질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헬스케어 혁신기업의 상징이던 바디프랜드는 이제 조직 피로와 고객 불만이 얽힌 구조적 위기 속에 있다"며 "내부를 고치지 않는 한 어떤 신제품을 내놔도 신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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