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인치 투명 올레드 28대가 원형 기둥 형태로 웅장하게 펼쳐졌다. 패널들이 좌우로 펼쳐지고 나란히 흔들리며 영상이 공간을 에워쌌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구성된 미디어월에선 고(故) 김창열 화백의 작품인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가 방문객들을 맞았다.
여느 전시회의 광경 같지만 가전 매장 이야기다. LG전자(066570)는 기존 베스트샵 강남 본점을 전면 리뉴얼한 ‘LG전자 플래그십 D5’를 지난 21일 개장하고 미디어에 공개했다.
외관부터 전시장에 가까웠다. 낮에는 백색 테라코타 외장재가 자연광 아래 은은하게 빛나고 밤에는 건물 자체가 명화를 담는 스크린으로 변신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최신 공기 청정 기술도 적용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빌딩에 적용된 공기청정 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면 나무 840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하다”며 “건물 자체가 ‘공기청정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내부에 들어서자 브랜드의 지향점을 담은 시그니처 향이 났고, 대형 디지털 월에서 미술작품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김 화백의 작품부터 시작해 다양한 한국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LG전자 제품과 기술을 집중 소개하는 공간도 이전과는 다르게 꾸몄다. 세탁가전이 있는 3층에는 실제 세탁기 내부통과 투명 올레드 패널을 함께 배치한 ‘트롬 존’이 있다. 통과 겹쳐 LG전자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AI DD모터‘의 구현 방식을 설명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에어컨의 내부 구조도 전시해 공기가 어떻게 순환되는지를 시각적으로 구성했다. 소비자들이 기술적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리적 위치에 맞게 VIP 고객층을 노린 점도 눈에 띄었다. 4층에는 136인치 대형 초프리미엄 마이크로 LED TV ‘LG 매그니트 AM’이 위엄을 드러냈다.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제품으로 D5 매장에서만 볼 수 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가격대는 1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5층에는 LG전자 비전을 소개하는 헤리티지 라운지가 있다. 첫 번째 공간에선 1958년 금성사 설립 이후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냉장고·세탁기 등의 역사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안쪽 공간에선 28대의 55인치 무선·투명 TV인 올레드T로 구성된 거대한 원통형 디스플레이가 홈AI와 웹OS, 모빌리티, 에어솔루션 등 LG전자의 네 가지 비전을 담은 영상을 재생했다.
LG전자가 중요도 높은 강남 매장을 전시장처럼 꾸민 것은 강남권 프리미엄 소비층과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LG전자는 20~30대를 겨냥한 ‘핫플’ 경험공간 수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우선 2022년 흑백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전시한 이색 경험 공간인 금성전파사를 열고 주기적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신사업 모듈형 주택 ‘LG 스마트코티지’를 체험할 수 있는 오픈하우스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D5 매장을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핵심 채널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