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니 네가 이로 말미암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볼지어다. 내가 내 손의 지팡이로 나일강을 치면 그것이 피로 변하리라.”-(출애굽기 7장 17절)
성경에 등장하는 호수 '갈릴리해'가 성경에 묘사되는 첫 번째 재앙처럼 붉은 색으로 물들어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당국은 단순히 녹조류의 개화로 발생한 현상이라며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달 초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담수호 갈릴리호(갈릴리해)가 빨간색으로 물든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됐다.
이스라엘의 주요 식수원인 갈릴리호는 신약성경에서 '바다'로 묘사되는 호수다. 성경에서 예수는 갈릴리해에서 물 위를 걷고, 5개의 빵과 2마리의 물고기로 수많은 군중을 먹이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했다고 그려진다.
이 호수가 갑자기 붉게 물들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보였다.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세가 지팡이로 나일강을 쳐서 피로 물들이는 '첫 번째 재앙'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붉게 물든 곳이 나일강은 아니지만 유대인이 대다수인 이스라엘 국민은 자연스럽게 이번 소동을 성경과 연관시켰다.
이스라엘 환경부는 이 현상이 미세 조류인 '보트리오코쿠스 브라우니'(Botryococcus braunii)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이 미세 조류는 전 세계 다양한 수생 환경에서 발견된다.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뜻한 기온, 영양분이 풍부한 물, 햇빛 등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색소가 축적돼 붉은색을 띤다.
당국은 “강한 햇빛에 노출된 조류가 천연 색소 축적으로 붉은색이 됐다. 이 색소는 독성이 없다”면서 “전문가 테스트 결과 수영이 가능한 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