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앞치마 입은 아빠’에 ‘클리셰적 로맨스’까지 등장했다

2025-07-14

최근 종영한 북한의 한 드라마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장면들이 등장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발행된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7월호는 “TV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이하 백학벌)은 지난 4월부터 TV로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학벌’은 국가영화총국 산하 텔레비죤극창작사 제2창작단이 연출한 22부작 드라마로, 지난 4월 16일부터 조선중앙TV에서 방영을 시작해 지난달 24일 막을 내렸다. 조선중앙TV가 2023년 1월 선보였던 ‘한 검찰일군의 수기’ 이후 2년여 만에 공개한 새로운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 북한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설정이나 감정 표현 방식, 대화 스타일이 드러났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남성 등장인물이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밥상을 차려 아내와 딸에게 식사를 내어주는 장면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이를 낯설어하지 않고 익숙한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가부장적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북한 사회에서, 남성이 집안일과 자녀 양육에 자연스럽게 관여하는 이미지가 드라마에 담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청춘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중심에 둔 전개 역시 북한 드라마로선 보기 드문 설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극중 남녀 주인공은 오랜 연인이지만,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가 만남을 반대하며 갈등이 빚어진다.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는 “처녀 쪽에서 먼저 돌아서달라”고 요구하고, 여자 주인공은 결국 결별을 선언한다.

이에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끝낼 순 없어. 내 가슴에 아픈 칼을 박자고 우리가 인연을 맺은 게 아니잖아. 정말 미안해. 내가 아버지 어머니 뜻을 꺾어 놓을게”라고 애절하게 붙잡는다.

이러한 설정은 과거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접하던 클리셰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영상물은 체제 홍보와 주민 계도 목적에 초점을 맞추며 등장인물의 내면 감정을 드러내는 데에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번처럼 이별을 앞둔 젊은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것은 파격에 가깝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해당 작품이 북한 당국이 2020년 말 한류 확산 차단을 목적으로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시행 이후 방영된 점에서도 주목된다. 외부 콘텐츠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를 의식해 연애 서사를 강조한 흐름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체 서사의 기틀은 과거 북한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드라마도 낙후된 농장에 배치된 리당 비서가 결점이 많은 농장원들을 따뜻하게 이끌어내어 모범적인 애국농민으로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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