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9시와 10시 방송되는 통칭 ‘월화극’은 TV 매체 영향력의 축소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시간대였다. 과거에는 지상파는 물론 어느 채널이고 경쟁적으로 신작을 편성하던 시간대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즈음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편성이 줄기 시작했다.
그 결과 KBS2는 지난해 7월 막을 내린 ‘함부로 대해줘’ 이후로, MBC는 2019년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마지막으로 월화극이 사라졌다. 2022년 ‘멧돼지 사냥’이 특별 편성됐지만, 이는 단막극이었다. SBS 역시 2023년 ‘꽃선비 열애사’를 마지막으로 월화극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경쟁은 지금 다시 수면 밑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 무대는 지상파가 아닌 비지상파 채널들이다. 이들은 월화극에 실험적인 편성인 장르물 대신 로맨스, 코미디에 스타 캐스팅도 마다하지 않으며 안방극장을 차지하기 위해 나섰다. 시청률 경쟁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포문을 연 주인공은 tvN이었다. 꾸준히 월화극을 편성해오면서 지난해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 등을 히트시키며 월화극 부활의 신호탄을 쐈던 tvN은 최근까지 한석규를 주연으로 한 ‘신사장 프로젝트’를 방송했다. 이를 잇는 작품은 이정재·임지연 주연의 ‘얄미운 사랑’이다.

이 작품은 ‘닥터 차정숙’으로 인기를 끈 정여랑 작가의 신작이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배우 이정재의 차기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배우로서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싶어하는 남자와 특종에 목마른 여자의 코믹 로맨스를 그렸다. 시청률 역시 5%대로 시작해 현재 4%대의 저점을 잘 방어하고 있다.
그러자 TV조선이 13년 만에 월화극 부활을 선언하며 이 시간대 참전했다. TV조선은 지난 10일부터 오후 10시에 ‘다음생은 없으니까’를 편성해 방송하기 시작했다. ‘꽃선비 열애사’의 김정민 감독과 ‘그린마더스클럽’의 신이원 작가가 힘을 합쳤다. 무엇보다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 등의 캐스팅이 눈에 띈다.

드라마는 마흔 한 살 동갑내기 세 명의 친구를 주인공으로 각각 ‘경단(경력단절)’ ‘출산’ ‘결혼’ 등 당시의 고민에 휩싸인 이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 경단의 경험이 있던 김희선이 주인공으로 나서 화제를 모은다. 여기에 윤박, 허준석, 장인섭 등의 남자 배우들이 뒤를 받쳤다.
ENA도 새 드라마로 이 시간대 수성에 나선다. 전작 ‘착한여자 부세미’로 7%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ENA는 ‘범죄도시’의 멤버들을 앞세웠다. 이들은 지난 17일 첫 방송 된 ‘UDT:우리 동네 특공대’에 출연한다. 드라마는 오로지 가족과 이웃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 예비역 특수부대원들의 활극을 다뤘다.

주연인 윤계상과 진선규는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 이후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또한 고규필 역시 이 시리즈의 3편에 출연해 영화의 천만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지현, 이정하 등이 출연하며 이봉련, 허준석, 정석용, 백현주 등이 가세했다.
특히 ‘다음생은 없으니까’와 ‘UDT:우리 동네 특공대’는 오후 10시로 방송 시간마저 같다. 지난 17일 ‘UDT:우리 동네 특공대’ 첫 회의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으로 2%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다음생은 없으니까’ 같은 날 3회의 시청률과 똑같다.

오랜만에 세 개 채널의 경쟁으로 활기를 띠게 된 월화극은 이 성공 여부에 따라 지상파의 참여 등 더 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스타들의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들은 늦가을 가장 뜨거운 ‘드라마 전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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