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원 화성행궁이 어디에요?"…혼재된 영문 표기 외국인은 '혼란'

2025-09-15

"평소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인데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5일 오전 10시 화성행궁 일대에는 평일임에도 수원 화성행궁만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방문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관광객들은 행궁동 일대를 둘러보며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던 중 이내 표지판 앞에 멈춰 섰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표지판을 둘러본 것이다.

화성행궁으로 향하기 위해 바라본 표지판에는 'Temporary Palace at Hwaseong Fortress'라는 번역 표기가 적혀 있다. 표지판을 바라본 관광객들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고유명사인 '화성행궁'의 한글 발음 표기가 아닌 번역 표기로 되어 있어 혼란을 느낀 관광객들은 표지판을 뒤로 한 채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길을 물었다.

관광객에게 길을 알려줬던 김형민 씨(27)는 "화성행궁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 길을 알려줬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화성행궁을 고유명사로 알고 한글 발음 표기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번역 표기로 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헷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궁동 일대에 설치된 관광 안내판에는 한글 발음 표기와 영문 번역 표기가 혼재돼 있어 외국인 관람객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문화유산으로서 알려진 고유명사와 영문 번역 표기가 달라 올바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행궁동의 대표 관광명소인 '행리단길' 안내 표지판에는 '화성행궁'(Hwaseong Haenggung Palace), '화서문'(Hwaseomun Gate) 등 관광지와 명소가 한글 발음 외래어 표기법으로 표시돼 있었지만 타 안내 표지판에는 'Temporary Palace at Hwaseong Fortress'이라는 번역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같이 한글 발음 표기와 영문 번역 표기가 혼재된 표지판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동할 때마다 표지판과 스마트폰 지도를 번갈아 보며 길을 찾느라 발걸음을 멈추기 일쑤였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친절히 알려줘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며 "표지판은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관광지 고유명사와 영문 표기가 달라 이곳이 맞는지 헷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은 화성행궁에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평소보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민 씨(36)는 "(화성행궁에) 평소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수원화성문화제도 개최되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모일 것 같은데 각기 다른 영문 표기로 인해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외래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문화유산의 고유명사도 한글 발음으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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