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역할 조정 주장해온 콜비 미 국방 차관, 의회서 "엉망진창" 뭇매

2025-11-04

공화당 의원들 "의회 배제한 채 주요 결정" 맹 비난

폴리티코 "의회·국방부 간 외교안보 노선 차이 부각"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의회에서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국방부를 맹비난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특히 평소 주한미군의 임무를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기해온 엘브리지 콜비 국방정책 차관이 의회를 배제한 채 주요 국방 관련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4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원회가 이날 주관한 로버트 P. 캐들렉 국방부 핵억제·생화학 방어 담당 차관보와 오스틴 다머 국방부 전략·군사계획 담당 차관보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에서 최근 유럽 내 미군 감축 결정과정에서 국방부가 의회를 배제했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국방부 고위직 후보자들에 대한 통상적 인준 과정에서 의회의 오랜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된 셈인데 초당적으로 여러 상원의원들은 엘브리지 콜비 국방정책 차관과 그의 사무실이 의회를 배제한 채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국방부의 최근 움직임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표명한 약속을 허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콜비 차관의 정책실을 문제의 중심으로 콕 짚어 지목했다. 새 국방전략을 총괄해온 콜비 차관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전환하고 한국이 한반도 방어에 더 주도적 역할을 하고 더 많은 책임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위커 위원장은 지난주 루마니아에서 순환 배치 중이던 미 육군 여단을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예로 들며 이 조치가 유럽 방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와 보좌진이 국방부 정책실로부터 정보를 받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른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의 국방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펜타곤과 의회 사이의 오랜 긴장 관계가 다시 불붙었다"며 "전통적인 공화당의 안보 강경파와 유럽 및 타 지역에서의 미군 주둔을 재검토하려는 콜비 차관을 포함한 국방부 관리들 간의 외교·안보 노선 차이를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의원들은 콜비 차관의 책임 아래 있는 국방정책실이 주도한 다른 정책도 논란거리였다며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일부 중단 논란과 호주·영국과의 핵잠수함 협력체계(AUKUS) 검토 등과 관련해 의회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은 "언론 보도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실에서 나오는 일들은 마치 돼지우리처럼 엉망진창이라는 인상을 준다. 다른 부서에서는 이런 혼란이 없다"고 꼬집었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도 콜비 차관이 의회와 거의 소통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문의에 매우 신속하게 대응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연락이 안 되는 인물이 바로 정책 차관"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공개 청문회에서 소통 부재 문제를 공개 제기한 미 의회가 앞으로 콜비 차관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설 경우 그가 주도해온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동맹 역할 재조정 문제도 집중적으로 문제삼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특히 콜비 차관이 이끄는 국방정책실이 앞으로도 의회를 배제한 채 중요한 주한미군 임무 전환이나 이와 관련된 주요 결정을 이어간다면, 초당적 차원에서 청문회 및 입법을 통한 견제 강화, 그리고 관련 예산 배정 등에서 실질적 제동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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