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북 포항에 확보해둔 크루즈선을 일반 시민과 재난 피해 이재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당초 APEC 참석자 숙박시설로 마련한 시설이지만 숙박 수요가 예상보다 줄면서 일부 객실을 지역민에게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28일 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일반인 40여명과 지진·산불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250여 명이 APEC 행사 기간 크루즈에 초청돼 숙박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사회공헌 차원의 취지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포항 크루즈는 APEC 회의 공식 숙소 중 유일하게 일반 시민에게 개방되는 시설이 됐다.
크루즈는 경주 APEC 기간 숙박 시설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상의가 여분으로 확보해 놓은 시설이다. 앞서 상의는 APEC 기간 숙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당초 1700명 규모로 예상됐던 참석 인원이 실제로는 3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경북도는 APEC 기간 중 경주 지역에서만 하루 7700실 이상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3월 현장 점검 당시 “APEC 참석 인원이 늘면서 숙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포항 부두는 크루즈 숙박에 필요한 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PEC 참석자들의 숙박 수요가 경주 시내를 넘어 울산·포항·김천 등 인근 지역으로 넓게 분산된 결과 객실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어졌다. 일부 대표단은 일찌감치 주변 도시의 호텔을 예약했고, 중국 대표단의 인원 축소로 포항 크루즈의 실질적 숙박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개방되는 크루즈선은 포항 영일만항에 정박해둔 ‘피아노랜드호(850실)’와 ‘이스턴비너스호(250실)’ 2척이다. 피아노랜드호는 일본 피스보트 운영사 소속의 7만톤급 선박이다. 객실 850개와 레스토랑·회의실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이스턴비너스호는 국내 두원크루즈페리가 운영하는 2만6000톤급 250실 규모다.
APEC CEO 서밋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 일대에서 열린다.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 정부·국제기구 대표 등 3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다. 경주와 부산을 중심으로 주요 회의와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사진] 글로벌 CEO들 묵을 ‘선상호텔’](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0/29/197e4bc4-2f34-4428-83a3-d80fb311eb1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