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편파 판정
편집 의혹에 분노
“7일 내 해명하라”
이영표 사과도 요구

SBS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이 결승전에서 편파 판정과 편집 조작이라는 논란을 마주하며 비판이 들끓고 있다. 과거 시즌 ‘방송 조작’ 논란에 이은 두 번째 위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방송된 ‘골때녀’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과의 결승전 경기에서 나왔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구척장신이 원더우먼을 2-1로 꺽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구척장신은 과거 두 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만년 우승 후보’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징크스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심판의 일방적인 편파판정과 제작진의 편집 논란까지 더해지며 시청자 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원더우먼 에이스 마시마 유는 호쾌한 중거리포를 연달아 가동하고 번뜩이는 드리블로 상대 선수들을 연이어 농락했으나 구척장신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구척장신은 마시마 유를 마크하는 과정에서 팔을 잡아 끌고 무리한 태클을 하는 등 거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 모습은 방송 화면에도 그대로 포착됐다. 하지만 심판진은 구척장신의 선수들에게 어떠한 카드도 주지 않았다. 이에 조재진 원더우먼 감독은 심판진에 항의했지만 묵살됐다.
제작진은 해당 경기 기록지를 지난달 30일 공개했지만 오히려 더욱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마시마 유가 후반 12분 오히려 카드를 받은 사실이 적시됐기 때문이다. 마시마 유가 경고를 받는 장면은 지난달 27일 방송에 담기지 않았다.
시청자 게시판은 ‘제작진이 플레이어들의 무리한 반칙을 유도하고 이를 오히려 눈 감아 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청자 박모씨는 ‘제작진과 이영표 감독은 사과하시길 바란다’는 글에서 “모 선수가 상대선수 몸을 감아버리고 계속 손을 쓰고 프로에서도 해선 안 될 플레이를 계속하고 그 선수 스스로가 죄책감에 감독에게 물으니 감독이 황당하게 괜찮다고 안심을 시켰다”며 “후반에도 다른 선수가 골대 앞에서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플레이를 반칙으로 끊었는데 옐로우나 레드가 나와도 시원찮을 판에 심판이 넘겨 버리고 도저히 더 보고 있을 수 없어 TV를 껐다”고 했다.
또한 “누가 이기든 지든 페어플레이 하는 모습에 ‘골때녀’ 팬이 됐는데 이번 경기에선 더러운 수단을 써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라는 추악해 보이기까지 한 승부 방식을 노출시켰고 이영표란 국가대표 출신의 경험 많은 감독이 그걸 지시하는 모습, 해설진과 심판의 방관 속에 예능도 프로 같은 경기도 아닌 그냥 사회의 추악함을 보여주는 경기가 된 것에 기분이 더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능을 망치고 함께 뛴 상대선수와 팀을 아프게 하고 시청하던 시청자 마음을 다치게 한 제작진과 이영표 감독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경기에 분노한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고 방문신 SBS 대표이사가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 시청자는 성명까지 내며 제작진을 압박했다.
디시인사이드 ‘골때녀’ 갤러리는 1일 “결승전 경기기록지에 따르면 후반 12분 마시마 유 경고가 기재돼 있음에도 본방과 유튜브 풀버전 어디에서도 해당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구척장신 선수들이 마시마 유 팔을 잡아 당기는 등 과도한 접촉에서도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유일한 경고를 받은 마시마 유가 어떤 상황에서 경고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방송사의 편집권을 존중한다. 그러나 편집권을 시청자 오인을 야기하지 않도록 행사돼야 하고 핵심 판정 장면의 미공개는 편집 투명성에 중대한 의문을 낳는다”며 “제작진은 해당 누락 경위와 사유를 즉시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본 사안은 특정 선수나 팀을 겨냥한 비난이 아니다. 우리는 선수 보호와 경기 공정성, 방송 편집의 투명성을 동시에 지키는 제도 개선을 원한다”며 “제작진은 상기 요구에 대한 성실한 답변을 7일 내 게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과거 조작 방송 논란을 빚은 ‘골때녀’는 하일라이트인 결승전 방송에서 특정 팀 옹호와 페어 플레이 위반, 편집 조작 및 은폐 의혹이라는 오명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됐다. 과거에도 일부 시청자들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빗발쳤던 만큼 제작진의 해명이 없을 경우 관련 민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