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마주 이승훈 씨 "경주마 값비싼 크리스털과 같다"

2025-05-11

기다림으로 써 내려간 이 씨의 20년의 마주 인생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주마는 손대면 깨질 수 있는 값비싼 크리스털과 같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 한 마리의 일생(一生)이 귀하고 값진 겁니다."

한국 경마에서 '1등 마주'로 손꼽히는 이종훈(63)씨는 지난해 부산경남 경마장에서 한국 최초로 마주로서 300승을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역사적인 기록이다.

이 씨는 경주마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경주마는 값비싼 크리스털과 같다"며 마주로서의 역할은 "기다림"이라고 말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이씨는 좋은 인연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현장의 조교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주는 돈으로만 성패를 가늠하지 않는 투자자라고 덧붙였다.

이씨의 경마 입문 계기는 독특하다. 아버지의 어린 시절 경마 추억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가 2004년 부산 경마장에서 마주 생활을 시작한 것도 아버지를 경마장에 초대하고자 하는 소망에서였다. 이 일은 그에게 자부심을 안겨줬다.

하지만 마주 생활이 언제나 평탄하지는 않았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는 심각한 적자와 슬럼프에 맞닥뜨렸지만, 이씨는 조교사들을 믿고 기다리는 길을 택했다. 그의 인내는 결국 열매를 맺었다.

경주마의 삶은 짧다. 이종훈 씨는 "말 한 마리가 경주에 나서는 시간은 평균 30분 남짓"이라며, 이를 위해 몇 년간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마는 인고의 시간을 요구한다. 이씨는 "경주마의 부상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며 우승 직후에도 말의 상태를 최우선으로 걱정한다고 밝혔다.

경마의 매력에 대해, 이종훈 씨는 말과의 교감을 강조했다. "말의 선량한 눈과 멋진 근육, 그리고 경주에서 보여주는 열정은 경마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news234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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