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 진보다 예쁜 미와 결혼” 성까지 바꾼 제약 재벌 3세

2025-08-26

2025 新 재벌 혼맥

대형 제약사 보령(옛 보령제약)은 업계에선 한해 15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와 우주 사업 투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반인에겐 여전히 ‘종로5가 보령약국’이라는 광고 카피로 친숙하다.

이 회사 김승호 명예회장은 1957년 서울 종로5가에 사업 터전을 잡았다. 아내 박민엽(2006년 작고)씨와 함께 전 재산이던 집을 팔아 종잣돈을 대고, 고향인 충남 보령(保寧)에서 이름을 따와 작은 약국을 개업한 것. 진열대를 개방 구조로 바꾸고, 날마다 새벽에 문을 열면서 보령약국은 금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종로5가 일대는 지금도 ‘약국거리’로 불린다. 이후 보령은 제약·유아용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연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약업계 창업·혼맥·승계 특징 4가지

김 명예회장 부부는 슬하에 네 딸을 두었다. 맏사위가 법조인(검사)이었는데,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장녀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은 일찌감치 비서실장과 계열사 대표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후 막내 김은정 메디앙스 회장이 밑바닥 영업부터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큰언니와 함께 경영 무대에 올랐다. 두 자매는 최근 각자 지분을 정리해 ‘독립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차녀인 김은희씨는 외교관과, 3녀 은영씨는 의사와 각각 결혼했다. 보령가(家)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은희씨는 순수하게 연애를 했고, 셋째 은영씨의 혼사는 ‘의사 사위를 보고 싶다’는 아버님(김승호 명예회장)의 뜻이 반영된 로 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보령에 제약 용기·포장재를 공급하는 회사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명예회장은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큰딸인 김 회장과 함께 살고 있다. 회사는 외손자인 김정균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유정균이었으나 2010년 성(姓)을 김씨로 바꿨다. 2008년 민법이 개정돼 어머니의 성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2년 후면 창업 70주년을 맞는 보령은 ‘제약업계 혼맥과 승계의 축약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동네 약방을 사실상 공동 창업한 부부가 제약회사로 키워내고 ▶오너 2세대는 해외 유학을 다녀와 법조·의료계와 백년가약이 많으며 ▶3세로 와서는 일찌감치 유학을 떠나고, 연애 결혼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는 얘기다. ▶기업은 쪼개지 않고 ‘가급적 자식 한 명에게 몰아주는’ 승계 경향도 또렷하다. 업계 수위권인 대웅제약이나 광동, 동아제약 등도 비슷한 궤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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