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제가 살던 지역에서 가장 잘나가는 폭주족 부두목이었어요”
“지역에서 가장 잘나가는 6인조였어요. 그중 가장 미녀였죠”
분명 연애 예능인데, 출연자의 자기소개부터 특이합니다. 자신의 학벌과 직업을 이야기하겠다 기대하는 순간, 이들이 내놓은 이야기는 ‘가장 빛났던 양아치(양키) 시절’ 입니다. 지난주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있는 연애 예능 <불량연애>는 일본의 소년원, 폭주족, 야쿠자 출신의 남성들과 갸루, 양키 여성 등 11명의 청춘이 2주간 시골 학교에서 합숙하는 과정을 담은, 특이한 듯 특별한 연애 예능입니다.
거칠것 없는 인생을 살아온 이들인 만큼, 학교는 늘 시끄럽습니다. 남성 출연진인 츠짱과 밀크가 교실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순간 나눈 첫마디는 “뭘 쳐다봐.” 일명 ‘특공복’이라고 불리는 일본 폭주족 복장을 한 두 남성은 책상을 차고 서로를 위협적으로 밀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큐리티’라고 써진 옷을 입은 경비원들이 등장해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립니다. 이 학교에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기 위해 싸움을 말릴 경비원이 상주 중입니다. 그렇게 말려진 두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놀랍습니다. “앉으라고, 여기 사랑하러 왔잖아.” ‘훅’ 하고 들어오는 로맨틱한 말에 웃음을 참기 어려워집니다.

거칠고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이들의 무기는 솔직함입니다. 보호소에서 지냈던 학창시절로 비행을 하게 됐다거나, 부모님이 상처를 받은 모습을 보고 조직에서 손을 씻게 됐다는 등 자신이 겪은 일들을 진솔하게 털어놓죠. 격렬하게 싸우다가도, 빠른 사과와 인정으로 관계는 다시 금방 회복되기도 합니다. 사랑에서 겪은 아픔이나 고통도 속 시원히 나누다 보니, 합숙 며칠 만에 출연자들이 끈끈해지는 건 당연한 순서입니다.
<불량연애>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에서 ‘양아치들의 순애보’를 볼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그 말대로 출연진들은 사랑에 대해서는 숨김없이, 그리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러 사람을 재고 따지거나 자신을 감추려 하기보단,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하고 떠오르는 감정을 숨기려 하지도 않죠. 자신만만하게 허세를 떨던 남성들은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을 하고, 강해 보이기만 하던 여성들도 ‘나를 사랑해 달라’고 애원하기도 합니다. 하늘의 별을 따다 주겠다거나, 네가 없으면 내 세상이 무너진다는, 어쩌면 한물간 낭만이 이들에게는 있습니다.

<불량연애>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공개 직후부터 SNS를 달구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국 넷플릭스 순위 3위까지 오르기도 했죠.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호응한 이유는 기존 연애 프로그램에서 느껴지던 피로감을 덜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에서는 선뜻 도전하기 어려워진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신 느낄 수 있었던 연애프로그램들은, 어느샌가 서로를 재고 따지는 현실을 똑같이 옮겨놓은 일종의 다큐멘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거기에 인플루언서가 되는 걸 노리고 나온 이들도 많아지면서 진정성 논란도 이어졌죠. <불량연애>에서 마음을 나누는 투박하고 거친 방법들에서 ‘낭만’이 읽히게 된 것도. 어쩌면 그들의 무턱대고 지르고 보는 사랑이 연애의 본질에 더 가깝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출연자의 화려한 이력으로 인한 ‘폭력 미화’ 논란과 방송 중 보이는 욕설, 폭력으로 인해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들 대부분이 ‘전직’ 양아치로 지금은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이들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호스트나 성인바 댄서, 유흥업소 사장 등의 직업을 가진 이들도 있지만, 메이크업 강사, 페인트공, 건설업 종사, 분재 등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때문에 방송은 출연자들이 어둠의 길로 빠지게 된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그럼에도’ 이들을 사회 속으로 포섭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서로에 대한 고백과 함께 지역 어린이 보호시설에서 식당을 여는 목표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죠. 출연자들은 자신이 비행으로 빠질 당시 이런 곳이 있었으면 했다고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배우 야마노 메구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위에 있던 양키(불량배)지만 좋은 남자들을 떠올리면서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방송을 보다 보면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결국 외롭고 약한 내가 사랑받길 원하는, 누구보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0회로 마무리되는 방송은 현재 7화까지 공개됐습니다.
신박함 지수 ★★★★★ : 연애 예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원초적인 흥미로움을 유발하는 연애 예능이 등장했다.
낭만 지수 ★★★★★ : 양아치들도 사랑만큼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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