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사할린 조선인 학살, 또다른 사건 증거 확보”

2025-08-11

일본 제국주의가 자행한 ‘사할린 조선인 학살’이 기존에 알려진 지역 외 다른 곳에서도 발생했다는 증거가 새로이 공개됐다고 11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 사할린 소재 연구자 2명이 러시아 정부가 비공개 해제한 관련 자료를 입수해 연구한 결과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조선인 학살 사건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이날 전했다.

사할린 조선인 학살은 1945년 8월15일 일본 천황(일왕)의 항복 선언에 이은 조선 해방(광복) 이후 벌어진 연쇄 학살 사태로, 기존에는 가미시스카 사건과 미즈호 사건 두 학살의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가미시스카 사건은 일본 경찰이 패망 이틀 뒤인 그해 8월17일 국경 인근에서 피난길에 올랐던 조선인 등 18명을 사할린 가미시스카 지역(현 레오니도보) 경찰서에서 총살한 사건이다. 미즈호 사건이 벌어진 같은달 20~25일엔 일본인 민간인 등이 조선인 27명을 살해했다.

당시 일본인은 조선인에게 소련 간첩 혐의를 씌우는 등 학살 이유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일·소 중립 조약을 맺었던 소련이 1945년 8월 9일 갑자기 참전하면서 당시 혼란과 불안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마이니치는 “새롭게 밝혀진 사건은 발생 시기가 그(가미시스카 사건과 미즈호 사건) 전후에 걸쳐 있으며, 일본과 소련 군대 간의 전투가 끝난 이후인 9월 초순에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할린 북서부에서 1945년 8월15일 소련군의 공습 중 신호를 보냈다는 간첩 혐의를 받아 한 조선인 남성이 일본 군인 8명에게 총살당했다. 시신은 전투 훈련을 명목으로 일본인 27명에게 총검으로 찔려 수많은 상처 자국이 있었다고 한다.

사할린 북동부에서는 8월15일에 일본인과 함께 의용대에 속한 조선인 남성이 일본인과 동일한 무장을 요구하자 수상하게 여겨져 총살당했다. 9월 초에는 무기 은닉 장소를 소련군에 누설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은 조선인 남성이 총살당했다.

이번 조사 관련 자료를 입수한 사할린주 향토박물관 소속 율리아 딘은 “전후 80년 가까이 지나서야 밝혀진 사건도 있다. 조선인은 일본인과 함께 살아가는 동료여야 했는데, 전쟁 상황 때문에 시민이 시민을 죽이는 사건으로 이어졌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 역시 사안의 전모는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노우에 고이치 홋카이도대 명예교수(문화인류학)는 “당시 소련 정부의 시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일본이나 조선 측 시각이 결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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