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의 정치 외교 스케줄상 매해 1월은 정기국회격인 3월 양회(전인대와 정협)를 준비하는 달이다. 1월 중하순 성(省)급 인민대회를 시작으로 정치 시간표는 모두 양회 준비에 맞춰진다. 때문에 연초 중국 정상의 해외 방문이나 외국 지도자의 중국 방문 외교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된다. 1월 4일로 발표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한국 정상이 중국을 2026년 첫 해외 방문지로 꼽았다는 점에서나 중국이 새해에 맞는 첫 외국 원수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팬데믹(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이후 6년만이다. 앞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노태우 대통령을 비롯해 대부분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중국을 찾았다. 또한 수교 얼마후 중국 최고 지도자인 장쩌민을 비롯해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모두 한국을 방문했다. 수교 이후 양국 정상으로서 상대국을 방문하지 않은 사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6년 만인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이 주목받는 것은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가 사드사태와 코로나19의 후유증, 전 정권이 이념 프레임을 씌워 부추겨온 진영대립을 불식하고 과거와 전혀 다른 한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12월 30일 장쑤성 양저우의 사회과학원 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접했다고 밝힌 뒤 "중국은 음력을 쇠는 나라지만 신년 벽두에 맞는 손님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새해에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한중 두나라 사이에 상호 이익을 배가할 광범위한 협력 무드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베이징 한반도 전문가는 "실사구시형 스타일로 볼때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중국 정상과 가장 많이 만나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 전문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취임선서때 부터 기회있을 때마다 실리를 앞세운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 노선을 강조했다"며 "한국이 이념을 넘어 중국을 실용의 관점으로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일부 부류들은 우리나라의 실용 외교를 곧 중국 편향 정책라고 호도한다. 하지만 실용외교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주권국 외교의 본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용 외교는 이재명 정부와 같은 진보 정권이나 민주세력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보수 세력이면 의당 반중이나 혐중을 해야하는 것처럼 여기는 풍조도 옳지 않다.
과거를 돌아보면 중국과의 우호 교류 기반을 닦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 주체는 대체로 보수 세력이었다. 1992년 한중 수교는 보수 정권 시절인 노태우 대통령 당시 한중 양국이 이념 차이를 넘어 국익 최우선의 실용을 추구하고 나선 중대한 전략적 결단이었다. 노태우 대통령의 한중수교 조치로 동북아 냉전의 얼음이 깨졌고 한국 경제도 성장의 수혜를 입었다.
한중 외교의 선언적 위상을 최고의 단계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것도 역시 보수 정권인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야 말로 실리를 위해 한중 우호를 다진 '실용 대통령'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위험을 무릅쓰고 쓰촨성 대지진 현장을 위문차 방문했고 그해 8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관차 불과 세달만에 또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보수 정권의 대중 협력 교류 확대나 관계 개선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록 나중에 사드사태로 나락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도 중국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는데 있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침없는 행보에 나섰다. 2014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먼저 맞아들여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한중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취임 후 평양 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한발 더 나가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보수진영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당시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함께 여봐란 듯이 중국 승전 축하 무대인 텐안먼(天安門, 천안문) 망루에 올랐다.
보수 정권의 이처럼 과감한 대중국 실용 정책 행보를 돌아 보면 어떤 정파를 막론하고 이재명 정부가 지금 가동하고 나선 실용 외교를 중국 편향 외교라고 지적하거나 공격할 하등의 이유가 없어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중 및 혐중 정서는 저들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반중몰이 이념 프레임으로 진영 대립을 부추긴 결과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감수해야 했다.
이제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국익 우선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중국 관계의 틀을 다시 짜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통해 상생의 모멘텀을 살려나가려 하고 있다. 세계 위상으로 볼때 중국은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 외교의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시험무대다. 물론 미중 격돌과 복잡한 국제정세속에 한중은 상호 핵심이익과 중대 관심사 등에서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도 적지않다.
미국은 중국 봉쇄에 한국의 참여를 종용하고, 이를 견재하는 중국은 우리에게 전략적 자주성을 요구하고 있다. 현실적 여건이 녹록치는 않지만 주권국 대한민국이 언제까지나 한중외교를 한미 또는 미중관계의 숙명적 종속 변수로만 치부해서도 안될 일이다. '이재명의 실용외교'는 미중 강대국과의 이해충돌로 수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주권국으로서 주도적 자율성을 확대하면서 지혜롭게 난관을 돌파, 경제와 외교 실익을 모두 챙겨야한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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