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온리’ 동맹부터 공정위 조사까지…잘나가던 교촌에 무슨일이

2025-07-01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교촌치킨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공급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했다며 교촌 측을 검찰에 고발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요청하는가 하면, 우아한형제들과 추진 중인 ‘배민(배달의민족) 온리’ 협약이 점주·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 1위 탈환을 위해 추진해온 교촌그룹의 고육책이 도리어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기부, 교촌 검찰 고발 요청

중기부는 1일 공정위에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를 검찰에 고발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중기부의 제30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의 결과다. 중기부는 교촌에프앤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식용유 유통업체의 공급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중기부의 검찰 고발 요청을 따를 의무가 있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거래상 지위 남용의 경우 중소기업 보호와 사회적 신뢰를 위해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내 대표적 치킨 가맹본부의 행위가 중소기업에 불이익을 줬기에 중기 보호와 사회적 신뢰를 위해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전용 식용유 납품업체의 공급마진을 캔당 1350원에서 0원으로 인하했다. 해당 업체가 폐식용유 수거로 많은 이익을 남기자 새 식용유 공급에 대한 마진을 낮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0월 공정위로부터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2억83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유통업체와 협의로 진행된 계약으로 일방적 마진 인하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의 이익을 개선해주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이미 지난해 12월 공정위 처분에 대한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며 결과를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 공정위 조사할까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배달앱 독과점 이슈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전략적 협약을 추진하면서다. 협약에는 쿠팡이츠 미입점 점주에 대한 우대 수수료 혜택, 공동 프로모션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배달앱 수수료를 낮춰보고 싶은 가맹점주를 위해 추진하는 협약으로 사전에 점주 대상 설명회도 진행했다”며 “원하는 점주는 기존처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모두 입점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플랫폼을 배제하는 조건으로 점주에게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점주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 중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는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입점업체 간 수수료 차별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입점업체 간 수수료 차별은 명백한 불공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 독점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1위 탈환 가능할까

식품 프랜차이즈업계는 교촌그룹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으로 국내 시장에서 좁아진 입지를 꼽는다. 10년 넘게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은 지난 2022년 bhc에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2023년에는 BBQ에게 2위 자리마저 내줬다.

교촌치킨이 업계 3위로 내려오게 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선제적인 가격 인상이다. 순위 하락이 시작된 2022년 기준으로 교촌치킨의 원가 비율(약 83%)은 경쟁사(약 62%) 보다 20%포인트 가량 높았다. 고급 치킨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교촌은 대표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 그 결과 수익률은 좋아졌지만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늘며 매출이 급감하는 타격을 입었다. 불황 속 ‘비싼 치킨’의 이미지를 얻으며 교촌의 3위가 고착화됐다.

신규 점포 출점을 자제했던 기존 점주 우대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교촌치킨의 매장 수는 1359개로 bhc·BBQ(약 2000개)보다 적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재료 수급, 물류비 절감을 꾀하기는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신상품을 끊임없이 출시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주력 메뉴(간장·레드·허니) 위주로 운영하는 점도 새로운 소비자 유입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촌 측은 국내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빅모델인 배우 변우석을 기용하는 등 반전을 꾀하고 있다. 교촌은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83개 매장을 출점하며 글로벌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도 모색 중이다. 현재 BBQ운영사인 제너시스BBQ는 미국, 캐나다 등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bhc 운영사인 다이닝브랜즈그룹은 동남아와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29개 매장을 열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 열풍으로 식품업체의 해외 진출 장벽이 낮아졌다”며 “해외 진출은 내수 의존으로 인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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