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유빈(21·대한항공)과 유한나(23·포스코인터내셔널)가 2025 도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새로 호흡을 맞춰 일군 세계선수권 메달이라 의미가 깊다.
신유빈-유한나는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준결승전에서 폴카노바 소피아(오스트리아)-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에게 2-3(5-11, 11-8, 8-11, 11-9, 9-11)으로 졌다. 이로써 결승행이 무산됐지만, 이 대회는 3·4위전을 따로 치르지 않아 자동적으로 동메달이 돌아갔다.
신유빈-유한나는 경기 초반 몸이 무거웠다. 최고 대회 4강전 무게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첫 게임을 힘없이 내줬다. 너무 쉽게 내준 첫 게임은 끝내 부담이 됐다. 2게임 이후 유한나의 묵직한 톱-스핀이 살아나면서 신유빈이 비로소 경기 조율을 시작했으나, 노련한 상대 선수들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 페어는 국적은 각각 다르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유럽선수권까지 제패한 조합이다. 풀-게임까지 이어진 승부는 끝내 한국을 외면했다.
아쉽게 졌지만 신유빈-유한나의 4강은 한국탁구 여자복식에 대한 우려를 지워준 선전이었다. 전지희의 은퇴로 홀로 남은 신유빈의 짝에 대한 걱정이 컸으나 유한나가 빈자리를 잘 메워주면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신유빈-유한나는 사실 주니어 시절 함께 국제대회 우승까지 경험한 페어다. 2018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019년에는 준우승했다. 성인무대에서는 신유빈이 전지희와 세계대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절정을 이루는 동안 유한나는 소속팀 동료들과 종합선수권을 연속 제패하며 국내 최강 복식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전지희가 은퇴하면서 재결합했고, 이번 대회에서 긴 공백이 무색한 활약으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개인복식은 2028년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세계선수권대회 경험은 올림픽을 향한 여정에서도 훌륭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이미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1993년 예테보리 대회 현정화(단식 금, 혼합복식 은) 이후 32년 만에 한 대회 개인전에서 두 개 이상 메달을 획득한 여자선수로도 기록되게 됐다. 이번 대회 혼합복식과 여자복식 동메달은 한국탁구가 세계대회 개인전에서 획득한 44번째, 34번째 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