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위성통신 시대 올까…광대역 ‘업링크’ 기술 주목 [김윤수의 퀀텀점프]

2025-11-15

국내에는 아직 스타링크 같은 위성통신 서비스도 도입되지 않았지만 해외 학계에서는 양자통신과 위성통신을 결합한 ‘양자 위성통신’ 기술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이 1만 ㎞가 넘는 통신거리를 자랑하는 양자통신위성을 보유했지만 제대로 상용화하려면 아직 기술적 과제가 남았다고 하는데요. 그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업링크’ 통신 구현입니다.

호주 시드니공대(UTS) 연구진은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에 ‘업링크 위성 채널을 통한 양자얽힘 분배’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다운링크’를 넘어 업링크 방식으로 양자 위성통신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는 게 이번 성과입니다.

양자통신은 양자컴퓨터처럼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현상을 응용해 통신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받습니다. 양자 정보가 0과 1을 동시에 가지는 모호한 상태(양자중첩)인 데다 외부 영향을 받으면 왜곡된다는 점을 응용하면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양자암호통신(QKD)을, 두 입자가 원격으로 즉각 상호작용할 수 있는 양자얽힘을 응용하면 장거리에서 정보를 즉각 주고받을 수 있는 양자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참고 기사: 초고속통신 넘어 정보가 순간이동…양자인터넷 시대 온다 [김윤수의 퀀텀점프]).

양자 위성통신은 양자통신위성을 기지국 삼아 양자통신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중국이 2016년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모쯔(묵자·micius)호’, 이어 올해 3월 1만 2900㎞에 달하는 세계 최장거리 성능을 뽐낸 ‘지난(제남·Jinan) 1호’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는 아직 다운링크 단계라는 게 연구진 설명입니다. 진정한 양자 위성통신은 업링크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운링크는 위성이 얽힘 광자 쌍, 즉 장거리에서도 한몸처럼 즉각 상호작용하는 두 광자를 만들고 그중 하나를 지상으로 보내는(분배하는) 방식입니다. 얽힘 광자 쌍을 매개로 지상과 위성이 연결되죠. 위성은 전력 공급 등 자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얽힘 광자 쌍을 몇 쌍 정도만 구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양자통신에서 얽힘 광자 쌍이 적다는 것은 현재 통신 서비스에 빗대면 대역폭이 좁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량의 정보 송수신이 필요한 양자인터넷까지는 아직 구현하지 못하고 그 전 단계로 일부 기능인 암호화만 양자 기술로 하는 양자암호통신, 즉 양자키분배(QKD) 정도만 구현하는 수준이라는 거지요. 실제로 중국 모쯔 호와 지난 1호 모두 엄밀히 말해 QKD 위성입니다.

업링크는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거로 기대받습니다. 지상에서 대규모 기지국을 짓고 풍부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얽힘 광자 쌍 개수와 이를 통한 대역폭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른 고충이 있죠. 지상은 우주공간과 비교해 대기 등 외부 변수가 많아 양자얽힘 상태가 왜곡되기 쉽습니다. 얽힘 광자 쌍을 많이 만들기 전에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는 거죠. 게다가 다운링크는 고정된 지상 기지국을 향해 광자를 쉽게 쏠 수 있지만 업링크는 상공 500㎞에서 시속 2만 ㎞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을 향해 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양자통신은 정교한 제어가 필수인데 과녁이 빠르게 움직이면 구현 난이도가 확 올라겠죠.

물론 이번 연구로 업링크가 실제 구현된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업링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확인한 수준이죠. 연구진은 “가까운 미래에 드론 등으로 업링크 개념을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궤도 위성으로 차세대 양자 네트워크를 구축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국산화가 시도되며 전 세계 양자인터넷 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업링크가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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