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동맹” 찬양한 북·러…파병 2만병, 포탄 900만발 실상은 ‘불량 동맹’

2025-06-20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신조약) 체결 1년을 기념하는 연회를 열고 “불패의 동맹”을 찬양했다. 하지만 실상은 불법적 군사 거래로 점철된 ‘불량 동맹’이라는 지적이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북한 외무성과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공동을 기념 연회를 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조용원·이히용 당 비서, 노광철 국방상 등 고위급이 총출동했다.

최선희 외무상은 연설에서 “두 나라 사이에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친선 관계가 가장 공고한 불패의 동맹관계, 전우관계의 궤도 우(위)에 확고히 올라섰다”며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전성기” “친선의 새로운 장” 등 표현으로 양국 간 밀착을 과시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 대사 역시 “최근 수십년 역사에 두 나라가 이처럼 가깝고 깊은 호상이해와 신뢰가 존재했던 시기는 없었다”고 화답했다. 양 측 모두 지금의 북·러 관계가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우의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평가한 셈이다.

이처럼 북·러는 조약을 내세워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사실 양국 협력의 실체는 불법적 범죄 행위의 공범에 가깝다. 이미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북한이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게 골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북한과의 군사 협력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의해 금지된다. 러시아의 반대급부 제공 역시 불법이란 뜻이다.

이와 관련,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1차로 1만900여 명, 올해 1~3월 2차 3000여 명 등 총 1만4000여 명의 전투병을 파병했다. 김정은과 푸틴은 최근 공병으로 구성된 6000명 규모의 3차 파병에 합의했다. 총 2만명에 육박하는 북한군을 전장에 보내는 것이다.

1차 파병은 김정은의 제안으로 이뤄졌지만, 3차 파병은 김정은이 푸틴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북한이 밝힌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한의 군사적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수요가 점차 더 커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어서다.

이는 곧 북한이 러시아에 요구하는 반대급부의 수준도 높아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주도로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지난달 공개한 첫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적어도 1대 이상의 이동식 방공시스템 ‘판치르’(Pantsir)급 전투차량을 북한에 이전했다. 북한이 파병에 더해 포탄과 방사포탄 약 900만 발, 완성차, 방사포, 자주포, 재장전 차량 등을 포함해 3개 여단이 사용 가능한 분량의 200대 이상의 중포를 러시아에 보낸 데 대한 대가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최근 러시아가 ‘샤헤드’ 계열의 드론 생산 능력을 북한에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내에 드론 생산 공장을 만든다는 취지인데, 북한이 러시아의 군수 ‘하청공장’을 자처하는 셈이다.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이미 진영화된 국제 질서가 고착화하는 가운데 북·러 간 밀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아직은 서로에게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판단을 할 공산이 크다. 다만 이는 한·미 동맹처럼 가치나 신념을 공유하는 관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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