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독일 겨냥해 “우크라에 타우러스 미사일 주면 끝장”

2025-06-18

500㎞ 넘는 긴 사거리에 높은 정확도 자랑

우크라가 사용하는 경우 러시아에 큰 타격

독일 정부 “타우러스 제공 검토하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하지 말라”고 거칠게 경고했다. 독일 업체가 만든 장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는 500㎞ 넘는 긴 사거리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좋은 무기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푸틴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타우러스 미사일을 인도한다면 러시아·독일 양국 관계를 완전히 망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푸틴은 “설령 우크라이나가 타우러스 미사일을 보유하더라도 러시아군의 공세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타우러스 미사일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셈이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사거리가 길고 정확도가 높아 우크라이나군이 이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경우 큰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지하 벙커도 파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2년 러시아의 침략 이후 줄곧 독일 정부에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23년 10월 당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공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숄츠 정부 시절 야당이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넘겨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올해 들어 CDU·CSU 연합의 총선 승리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출범했으나 타우러스 미사일 인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와 만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타우러스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지난 정부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독일 새 정권 역시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독일은 장거리 순항 미사일과 드론, 로켓 등을 우크라이나와 공동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 안에 있는 러시아 침략군 병력을 공격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본토의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