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육대남’ 강력범죄 폭증…종합대책 마련 시급

2025-07-24

일부 60대 남성(육대남)이 은퇴 후 고립감과 가족 갈등이 결합하며 극단적인 범죄로 내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경찰 통계에서도 이들의 범죄율과 강력범죄 비율은 최근 10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등 변화된 세태가 입증되고 있다. 건강수명이 늘어나면서 ‘60대 청년’이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하는 시점에 체력이 넘치는 60대를 건전하게 관리하며 이를 활용할 특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지금처럼 방치하는 건 어리석고 위험하다.

지금 온라인상에서는 극단적인 범죄로 내몰리는 60대 남성들을 ‘육대남(60대 남성)’이라고 일컫는 신조어가 통용된다. 단순한 나이 구분을 넘어, 은퇴 후 소외·무력감을 느끼다가 극단적 선택이나 범죄로 나아가는 중장년 남성을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표현이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60대 남성이 연루된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60대 남성이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쏘아 숨지게 했다.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하기도 한 이 피의자는 경찰에 긴급체포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불화’를 범행동기로 진술했다.

지난달 22일 수원에서는 60대가 50대 여성의 집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하려다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광명에서는 60대 남성이 지인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실제 경찰 통계에서도 60대의 범죄율과 강력범죄 비율은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 집계에서 2023년 60대 남성의 범죄 건수는 12만 5666건으로 전체 범죄의 10%를 차지했다. 2013년 4.9%, 2018년 7.9%와 비교해 가파른 증가추세다. 강력범죄 비율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60대 남성의 범죄 중 살인·강간·방화 등 강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1.3%에서 2023년에는 1.8%로 상승했다.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증가추세는 뚜렷하다.

노인 범죄의 원인은 대략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첫째 빈곤으로 인한 생계 곤란 등 경제적인 이유, 둘째 가족 내 갈등과 소외 등 가족 관련 요인, 셋째 육체적 허약 상태나 판단력의 저하 등 개인적 위험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60대 범죄의 증가 요인을 고령화에 따른 ‘범죄의 고령화’ 현상 심화로 분석하고 있다. 60대는 직장에서 물러나면서 사회적 역할과 소속감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 나이이고, 고립감과 경제적 불안이 가족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감정 폭발이 강력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 해석이다.

나이가 들어서 직업 일선에서 물러나는 순간, 아직 체력과 정신력이 왕성한 60대는 사회활동이 끊어지는 데 따라 극심한 열등감과 절망감에 빠질 수 있다. 거기에다가 가족들로부터도 관계 변화가 감지될 경우 감당하기 힘든 소외감과 고립감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범행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육대남’ 범죄 증가에 강력처벌 등 단세포적 해법을 구사하는 것은 우매한 대처다. 체력과 전문성, 그리고 지혜가 넘치는 노인들을 계속 괄호 밖에 두고 방치하는 것은 국가사회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의지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말 필요한 자리를 찾아내어 소속감과 보람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거부할 수 없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는 더욱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고령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심리적 돌봄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아직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60대 남자들을 어떻게 보람있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 일거양득의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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