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하지윤 작가 “K판타지로 국경 넘겠다”…현지화 전략 강조

2025-08-13

“K팝이 음악으로 세계를 흔들었다면, 이젠 K판타지가 세계를 항해합니다. 엄마가 쓰고 아들이 번역하는 이야기의 힘이 국경을 넘어 K판타지의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K팝과 K드라마, K문학이 세계 문화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판타지 어드벤처 '판게아 시리즈'를 집필한 하지윤 작가는 K판타지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배경의 숨은 공신으로는 번역가들이 꼽힌다. 영미권 독자에게 작품을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K문학이 해외에서 지속적 성과를 내려면 이같은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하 작가의 작품을 영미권 독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아들 마크 오가 맡고 있다. 시드니대에서 국제관계와 사회학을 전공 중인 그는 '판게아 시리즈'를 영어로 옮기며 작가이자 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원문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를 섬세하게 반영하고, 한국어 특유의 정서와 서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영어권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표현을 찾아낸다.

하 작가는 “한국 작품을 영어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 공감”이라며 “그대로 번역하면 단어는 맞지만 감정이 사라지기 때문에 아들이 원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을 넘어, 해외 독자가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재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번역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녹이며, 작품의 메시지와 정서를 살려 판타지 서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K판타지 소설'이 번역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고, 두 언어권 독자가 동시에 같은 서사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 작가는 “두 언어로 동일한 이야기를 경험하게 하는 이 구조는 K문학의 글로벌 확산을 보여준다”라며 “현지 출판 전문가들은 신선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판게아 시리즈는 동서양 신화·고대 문명·미래 과학을 결합한 장대한 소설로 총 10부작이다. 1권 마야-시발바를 찾아서부터 10권 오리온-모든 별들의 지도로 구성됐다. 각 권은 마야, 아틀란티스, 남극, 샹그릴라 등 고대 문명과 전설을 무대로 한다.

6권인 '몰타의 검-72년만의 번개'는 전설 속 유물을 찾는 세 아이의 모험을 중심으로, 분열된 가족이 소통과 화합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편은 고대 문명, 우주적 상상, 시간여행, 유전자 전쟁 등을 녹여낸 K판타지 세계관을 보여준다. 현재 'The Sword of Malta-Lightning in 72 Years'라는 제목으로 미주 지역 언론사에 영어로 연재 중이다.

하 작가는 “한국 청소년 독자들이 판게아처럼 고유한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를 읽고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시에 해외 독자에게도 '한국 이야기'가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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